1480원대에 내놓은 환율 대책…국회 '입법지연'에 환율 1500원 됐다

1480원대에 내놓은 환율 대책…국회 '입법지연'에 환율 1500원 됐다

세종=박광범 기자, 유재희 기자
2026.03.16 18:25
'환율 안정 3법' 주요 내용/그래픽=윤선정
'환율 안정 3법' 주요 내용/그래픽=윤선정

여야가 이른바 '국내주식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 도입을 위한 '환율 안정 3법' 처리에 뒤늦게 시동을 걸었지만, 뒷북 법안처리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정부가 관련 대책을 발표한 지 83일이 지나서야 법안 논의 첫 발을 떼면서 '환율 방파제'를 세울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다.

16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RIA 도입 등을 담은 '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한 건 지난해 12월24일이다. 원/달러 환율이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던 2024년 말 종가(1472.5원)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이었다.

이에 외환당국은 지난해 12월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 650억달러 규모 외환스와프와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기간을 올해 말까지 나란히 연장하기로 한 것을 시작으로 11개의 굵직한 환율 대책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부담 경감 △선물환 포지션 조정 △수출기업 국내 운전자금 목적의 원화용도 외화대출 허용 △외국인 주식 통합계좌 활성화 △해외 상장 외국기업의 전문투자자 지위 인정 등의 조치가 포함됐다.

대책의 화룡정점은 '외환 안정 3법'이란 세제 카드가 찍었다.

효과는 확실했다. 세제 카드 발표 전날인 12월23일 1483.6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24일 1449.8원으로 내렸다. 하루 낙폭 33.8원은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이어 지난 1월 중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야당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을 대표발의하며 입법화의 물꼬를 텄다. 정부 역시 RIA 등이 계획한 대로 출시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 환율 대책 주요 내용/그래픽=임종철
정부 환율 대책 주요 내용/그래픽=임종철

하지만 2월 임시국회 문이 열리자 환율 안정 3법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사법개혁 3법 등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는 법안에 밀렸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책 발표 이후 환율이 최저 1420원대까지 내려가며 안정세를 보인 점이 독이 됐다. 환율이 진정되자 국회가 환율 안정 3법을 '급하지 않은 불'로 여기게 되면서다.

그 사이 RIA 출시를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과 마케팅을 펼치며 법안 통과를 기다리던 증권사들은 무안한 상황이 됐다.

문제는 환율 안정세가 오래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 때문이다. 이란 사태 장기화로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단기간에 진정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확대된 것이다.

한편 경제 현안이 정쟁에 밀려 표류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에 따라 미국이 지난 1월 상호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올리겠다고 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한미간 35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라 미국은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상태였다.

국회는 미국 측 반발에 부랴부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나섰고 MOU 체결 약 4개월 만에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아울러 입법 지연은 실무 혼선까지 야기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1분기 내 RIA 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을 매도하고 국내로 복귀하는 투자자에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전액을 깎아주려 했다. 하지만 이미 1분기가 10여일 밖에 안남은 시점이라 정책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결국 재정경제위원회 조세소위 위원들은 재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100% 비과세 조건을 '1분기'에서 '5월'로 수정 제시했다. 오는 5월까지 RIA를 통해 해외주식을 매도하고 국내주식에 투자하면서 1인당 5000만원까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100%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환율 안정 3법은 오는 17일 재경위 전체회의를 거쳐 19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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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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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유재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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