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상황과 관련해 원유 수급 차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4월 중 비축유를 방출한다.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확보한 원유 2400만배럴은 이달말부터 입항할 예정이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과 수출제한조치, 대체선 확보 등으로 원유 수급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4월 중 비축유 방출을 위해 정유사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민간 원유 재고량은 매일 업데이트하면서 언제쯤 바닥이 날지는 확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비축유 방출 시점이나 기준 등은 협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최근 중동 상황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이례적으로 급등하고 있다며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브렌트유는 배럴당 110달러가 넘는 상태로 고공행진 중이고 두바이유는 158달러로 올랐다"며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간 가격 차이가 역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그대로 두바이 현물가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스 가격은 아시아 시장 스팟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아시아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카타르산 원유는 20% 미만이고 일본도 카타르산 가스에 의존하는 비중이 상당히 낮아 당장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4월 원유 수급 위기설에 대해서도 현재는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봤다. 양 실장은 "4월 위기설이 나오는데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다리던 배들이 다른 쪽으로 가서 원유를 싣고 오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UAE로부터 확보한 2400만배럴 중 400만배럴은 3월말과 4월1일 두번에 걸쳐서 들어오고 1800만배럴도 4월 초중순까지는 입항이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러시아·이란산 원유 제재 한시적 완화에 대해서도 민간 기업들과 협의해 대응할 계획이다. 양 실장은 "미국의 조치는 모든 러시아산 제품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3월12일 이전에 적재해 공해상에 떠 있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4월11일까지 가져가라는 것"이라며 "현재 납사, 석유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 원유 품질이나 송금 문제 등이 있어서 재경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산 원유 역시 3월20일 이전에 적재된 물량에 대해 4월19일까지 구매를 허용한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원유 수급 차질로 인해 납사(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 시설의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양 실장은 "석화 업계에서는 현재 납사 수급이 어려워서 가동률 조정에 들어갔고 중동 대체 수입처를 확보하는 중"이라며 "정부도 대체 수입할 경우 추가 비용을 지원하는 여러 방안들을 이번 추경(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비축유 방출과 수출제한조치 등을 실시하면 4월말까지 납사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양 실장은 "4월 초중순으로 예상했던 석화 공장 가동 중단 시점이 지금은 4월 말까지 미뤄졌다"며 "비축유 방출과 대체물량 공급 등이 실시되면 가동 중단 시점은 더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원유 수급 차질로 인한 산업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날부터 공급망 지원센터를 가동한다. 박동일 산업정책실장은 "공급망 지원센터는 총 12명 규모로 오늘부터 가동된다"며 "전체 제조업뿐만 아니라 국민 생활에 밀접한 품목, 산업 생산 활동에 밀접한 품목을 중심으로 1차적으로는 340개 품목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중점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