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4200조원을 넘어섰지만 증가세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영향으로 관련 대출 증가 속도가 낮아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 관련 대출 2746조원, 보증 1089조원, 금융투자상품 38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각각 2.3%, 2.3%, 3.2%로 2024년 말(4.8%, 4.8%, 3.7%)보다 모두 둔화됐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란 국내 부동산 부문의 충격이 금융기관과 금융투자자 등 경제주체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손실 규모를 의미한다. 금융기관을 통한 부동산 관련 대출, 부동산 관련 보증,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 등으로 구성된다.
부동산 관련 대출은 가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가계 부동산 대출 증가율은 2024년 3.6%에서 지난해 2.8%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일반기업 부동산 담보대출도 증가율이 11.3%에서 5.3%로 하락했다. 특히 부동산·건설업 기업대출은 지방 건설경기 부진 영향으로 증가세에서 감소(-0.1%)로 전환됐다.
부동산 PF 대출 감소세도 확대됐다. PF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PF 대출 증가율은 -11.8%에서 -13.8%로 하락했다. 부동산 관련 보증은 가계 보증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사업자 보증은 감소로 전환됐다. 금융투자상품은 정부가 주택대출을 덜 풀면서 주택저당증권(MBS) 감소 폭이 커지고 증가세가 둔화됐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도 하락했다. 2025년 말 기준 부동산 관련 대출은 GDP 대비 103.1%로 1.9%p(포인트) 낮아졌고, 보증은 40.9%(-0.7%p), 금융투자상품은 14.6%(-0.1%p)로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한은은 지방 부동산시장 부진과 가계부채 관리 정책, PF 구조조정 영향으로 부동산금융 증가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부동산 부문으로의 자금 쏠림 여부를 점검하면서 부동산 부문에서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 흐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