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담합 땐 '설립 허가 취소'…돼지고기 가격도 전면 점검

세종=이수현 기자
2026.03.26 20:00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위험 지속에 따른 계란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16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에 미국산 계란이 진열되어 있다. 2026.03.16.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정부가 계란 산지가격 담합 행위에 강경 대응한다. 담합을 주도한 업체·협회에 대해 각종 지원을 배제하고 설립 허가 취소까지 검토한다. 돼지고기 유통 구조도 점검해 가격 형성 과정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계란 및 돼지고기 유통구조 개선 및 가격 안정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계란과 돼지고기 시장에서 반복돼 온 불투명한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계란은 가격 담합 구조가 고착화된 품목으로 지목돼 왔다. 생산자단체가 고시한 희망 산지가격을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구조가 가격 형성에 인위적으로 개입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를 가격 담합으로 판단했다.

유통 과정에서도 불공정 관행이 반복됐다. 물량이 부족할 때는 농가에 웃돈을 요구하고 과잉 시에는 후장기 거래로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 성행했다. 사후 정산 방식인 후장기 거래는 농가에게는 계란 가격을 낮게 받고 소비자가격은 높게 받는 방식이다.

돼지고기 시장에서도 가격 왜곡이 이뤄진 정황이 확인됐다. 공정위는 지난 12일 대형마트 납품 과정에서 입찰·견적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가공·판매업자들에 대해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햄·소시지 원료로 쓰이는 돼지고기 뒷다리살(후지)의 경우 일부 업체가 물량을 고의적으로 장기 보유하면서 가격이 높게 유지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가격 담합에 강경히 대응하기로 했다. 공정위 담합 제재가 확정될 경우 이를 주도한 업체 및 협회에 대해 정책자금 지원을 배제하고 설립 허가 취소까지 검토한다.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도 지속한다.

가격 담합의 원인으로 지목된 산지가격 정보는 공공기관 중심으로 체계를 개편한다. 정부가 지정한 기관 외 가격 조사·발표를 제한하고 축산물품질평가원 등 공공기관을 통한 가격 조사·공표를 추진한다. 정부와 농가, 유통인이 참여하는 '계란 가격 조사위원회(가칭)'도 설치한다.

농가와 유통상인 간 계약 기반 거래도 도입한다. 가격과 규격, 거래기간 등을 명시한 표준거래계약서 작성을 제도화해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가축질병 발생과 소비 증가 추세를 감안해 산란계 사육시설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돼지고기 대형마트 납품가격 담합에 대한 후속 조치도 강화한다. 공정위 제재를 받은 업체는 올해부터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히 뒷다리살(후지) 재고 과다 보유 의혹과 관련해 주요 육가공업체를 대상으로 재고량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가격 조정 여부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불공정 행위를 차단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해 축산물 가격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이겠다"며 "생산·유통 전반의 체질 개선을 통해 소비자 부담 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