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송용 유류(휘발유·경유)에 대한 유류세 한시 인하 기간을 오는 4월에서 5월로 연장하고 인하폭을 두배 이상 확대한다. 그럼에도 석유 최고가격제 2차 최고가격이 오는 27일부터 리터당 1900원대로 1차 대비 210원씩 상향조정된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던 영향인데 시중 주유소 판매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중동 전쟁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방안' 브리핑에서 "유류세 인하를 휘발유는 7%에서 15%로, 경유는 현재 10%에서 25%로 휘발유보다 더 큰 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리터당 추가 인하폭은 휘발유 65원(763→698원), 경유 87원(523→436원)이다.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 기간은 기존 4월에서 5월까지로 연장한다. 구 부총리는 "유류세를 인하할 한도가 좀 남아 있다"며 "상황이 악화하면 국제유가와 전쟁 상황을 봐서 추가적으로 인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했음에도 석유 최고가격제 2차 최고가격은 일제히 상향조정됐다. 제품별 2차 최고가격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1차(△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대비 210원씩 인상됐다.
대상 유종은 기존 보통휘발유, 자동차용 경유, 실내 등유에 선박용 경유도 추가한다. 고유가로 인한 어민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선박용 경유 등 면세로 공급되는 유류의 최고가격에는 제세금을 제외한 금액을 최고액으로 적용한다.
석유 최고가격은 정유사 공급가에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률, 유류세 등 각종 제세금 등을 반영해 산정한다. 2차 최고가격 산정에도 이번 유류세 인하폭 확대를 반영했지만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더 많이 오른 탓에 상향조정이 불가피했다.
유류세 인하와 이를 반영한 2차 최고가격은 오는 27일부터 적용된다. 3차 최고가격은 국제 유가 변동률 등을 고려해 2주 뒤인 다음달 9일 결정한다.
정유사 공급가에 적용되는 최고가격이 오르면서 시중 주유소 판매가격도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가격제가 첫 시행된 지난 13일 이후 전국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00원 초반대에서 1800원 초반대로 약 100원 하락했다. 2차 최고가격이 1차 대비 210원 상향된 만큼 주유소 판매가격은 약 2000원 초반대에 형성될 전망이다.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는 에너지 수요 관리에 역행하고 취약가구 보호, 재정부담 측면에서 비효율적이지만 물가안정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고 신속 대응이 가능하다. 보조금의 경우 이와 정반대의 장단점을 갖는 만큼 정책들의 상호 보완이 가능하단 게 정부의 설명이다.
2차 최고가격 인상에 대해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국민 부담의 문제도 있지만 국제유가와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크게 괴리되었을 때 국민들이 제품을 소비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고려했다"며 "여러 부분을 다 감안한 절충의 가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