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 속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유가가 급격히 오르자 주요국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재정과 세제 등 여러 정책수단을 활용해 시장가격 안정화와 취약계층 지원에 나서고 있다.
7일 기획예산처의 '월간 해외재정동향'에 따르면 일본은 정유업체 등 공급자에 보조금을 지급해 소매가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시행 중이다. 휘발유 소매가가 170엔(약 1580원)을 기준으로 그 초과분에 대해선 정유업체에 전액 보조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 등 조세지출을 통해 국민들의 유류세 부담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 영국은 올해 8월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했다. 스페인도 연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낮췄다. 베트남은 연료 수입에 대한 관세를 면제 중이다.
세계 각국은 또 비축유를 방출해 원유 공급 충격에 대응하고 있다. 비축유 방출은 국제공조가 중요해 국제에너지기구(IEA) 차원에서 대응 중이다. IEA는 지난달 11일 총 4억2000만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 공동행동(Collective Action)을 결의한 바 있다.
아울러 가격상한제 등을 시행하는 나라도 있다. 중국은 10영업일마다 유가변동을 반영해 가격상한선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 인상폭을 제한했다.
영국은 에너지요금 상한제 수준을 연간 평균액 기준 1분기 1758파운드에서 2분기 1641파운드로 6.6% 낮췄다. 독일은 하루 수차례 인상하던 주유소 가격 인상을 1일1회(매일 12시)로 제한 중이다.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감독도 강화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영국은 난방유, 연료 등의 폭리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시장조사 실시계획을 발표했다.
주요국은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민생피해 최소화 방안도 병행하고 있다. 보조금 지급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유가 상승에 민감한 업종(운송업, 농어업 등)을 중심으로 선별적 보조금을 지원 중이다. 스페인은 농업·운송 부문에 리터(ℓ)당 20유로센트의 연료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도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해 각종 지원책을 펴고 있다. 국회에 제출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농어민유가연동보조금, 석유 최고가격제에 정유사 손실분 보전,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 공급 등의 예산이 담겼다. 유류세 인하 폭 추가 확대 조치 등도 시행 중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확정되는 즉시 차질없는 집행을 위해 만전을 다하겠다"며 "향후 중동전쟁 전개 및 경제강황 등을 면밀히 살피면서 우리 경제와 서민·취약계층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