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휘발유·경유의 3차 최고가격을 리터당 1900원대로 동결했다. 2차 최고가격을 설정한 후에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됐지만 국민경제 부담완화와 수요관리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다.
산업통상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3차 최고가격을 2차와 같은 가격으로 유지한다고 9일 밝혔다. 제품별 최고가격은 △휘발유 1934원(이하 리터당)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3차 최고가격은 10일부터 적용된다.
석유제품 최고가격은 이전 최고가격에 최근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률을 적용해 산정한다. 지난달 27일 2차 최고가격이 시행된 이후 2주간(3월27일~4월8일) 싱가포르 휘발유 가격 평균은 배럴당 136.1달러로 직전 2주(3월13~26일) 평균가격 대비 3.8% 하락했다. 반면 경유는 249.2달러, 등유는 223.7달러로 직전 2주 평균 대비 각각 18.3%, 7.8% 올랐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경유와 등유는 최고가격 인상요인이 있었지만 동결로 결정됐다. 민생안정이라는 최고가격제의 기본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경유의 경우 화물차, 택배차 등 생계형 수요자가 많아 국제가격 상승에도 가격을 유지했다.
3차 최고가격 시행으로 경유는 300원, 등유는 100원가량 인하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휘발유 국제가격은 최근 안정세를 보이지만 수요관리의 필요성으로 인해 최고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산업부는 "자원안보 위기단계 '경계' 격상에 따른 수요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중동전쟁의 불확실성과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민생물가에 유가가 미치는 영향이 계속된다는 점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고가격은 정유사 공급가에 적용되며 주유소는 공급가에 일정 마진을 더해 판매가를 결정할 수 있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83원으로 2차 최고가격 시행 후 164.25원(9%) 상승했다. 서울은 같은 기간 171.79원(9.3%) 오른 2019.36원으로 리터당 2000원을 돌파했다.
3차 최고가격과 최근 국제유가 흐름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시중 주유소의 가격인상 요인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3차 최고가격을 고려한 휘발유와 경유의 시중 판매가격은 2000원 초반에 형성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매점매석이나 담합 등 시장교란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현재까지 전국 4851개 주유소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 가짜석유 판매, 사재기, 정량미달 등 총 85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