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동생 김유석, 실질적 경영참여"… 동일인 지정 '결정타'

세종=김온유 기자
2026.04.30 04:00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공정위 판단 달라진 이유
대외적 직급보다 쿠팡 내부 '대표이사급' 영향력 파악
개별 공시만으론 한계, 현장조사 통해 해당 사안 확인

공정거래위원회가 2년 만에 쿠팡의 동일인을 법인에서 자연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지정한 데는 친족(동생 김유석)의 '실질적인' 경영참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 2024년, 올해 3차례의 심사 이후 김 의장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는데 불과 2년 전까지 충족했던 법인 동일인 예외요건을 불충족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인한 청문회와 공정위 신고접수 등으로 허위자료 제출여부를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친족의 경영참여가 드러났다.

다만 공정위의 판단이 달라진 데 대해서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간 친족경영 참여가 꾸준히 지적됐으나 '형식적인 참여'에 그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장관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29일 열린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지정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중요한 건 직급·보수의 형식적 측면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회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등기임원하고 보수 수준이 과연 유사한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급 같은 경우에도 쿠팡 내부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등급이 있는데 그 등급과 비교했을 때 김유석 부사장 같은 경우 거의 최상위 등급이라는 걸 현장조사 때 추가로 밝혀냈다"고 말했다.

동일인 지정요건/그래픽=이지혜

앞서 공정위는 2021년 쿠팡을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도 쿠팡의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했다. 김 의장이 쿠팡을 사실상 지배한 것으로 봤지만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한 전례가 없고 외국인이 총수인 경우 사익 편취 규제 등 제재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제도적 미비가 자연인의 동일인 지정을 막아준 셈이다. 공정위는 2024년 5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시행하면서 법인 동일인 예외요건을 마련했으나 쿠팡이 이를 모두 총족했다고 봤다.

그러나 세 번째 심사에서 판단이 뒤집혔다. 공정위가 새로운 정보로 친족인 김 부사장의 실질적인 경영참여 정황을 파악하면서다. 공정위는 현장조사에서 다른 등기임원들의 보수 등을 직접 확인해 복합적으로 김 부사장의 지위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대외적인 직급보단 회사 내부의 영향력을 살폈단 설명이다. 실제로 내부엔 최상위 등급의 임원이 1명, 바로 아래 등급이 김 부사장으로 대표이사급이었다고 한다.

최 국장은 공시를 통해 이를 확인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개별 공시가 아니라 결국 쿠팡 집단 내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등기임원 등을 상대적으로 비교해야 해 개별 공시만으로 파악하긴 한계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동안 쿠팡의 자료제출만으로 동일인 지정여부를 판단하다가 현장조사 등을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했단 취지다. 이번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단순 기업이 제출한 자료만으로 동일인 지정여부를 판단하는 현 구조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최 국장은 "(동일인) 지정 외에 허위자료 제출하고도 연계가 되는데 이 부분은 지정과 다르게 별도(제재여부 등)의 법적 요건이나 이런 걸 검토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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