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긴축재정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규정하며 확장재정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유망한 분야에 재정을 적극 투입해 '투자확대→경제성장→세수증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부 역시 '현명한 투자자' 입장에서 확장재정 기조를 한층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국가채무를 명분으로 한 '긴축재정론'을 다시 한번 정면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긴축재정론에 대해 "사실상 민생 고통을 수수방관하라는 무책임한 목소리"라며 "한때 절약이 미덕일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소비가 미덕인 시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를 통해서 경제가 순환하게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최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재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 △고소득 반도체 인력의 소득세 △무역흑자 확대에 따른 연쇄효과 등으로 역대급 초과세수가 쌓일 수 있는 만큼 이를 선제적으로 활용하는 적극재정 편성이 필요하단 주장이다. 세입과 예산이 실제 산업사이클보다 한 박자 늦게 움직이는 구조를 타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기업들의 호실적은 내년 법인세에 반영된다.
정부 역시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양극화 문제해결을 위한 구조개혁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재정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AI(인공지능)와 녹색대전환(GX) 등에 국가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해 대한민국을 '세계 1위 경제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농업혁명, 산업혁명, IT(정보기술)혁명 등 대전환기에 버금가는 역사적 대전환기"라며 "미래를 대비한 적극적인 민간투자뿐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 재정투자로 세계 1등 경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의 현명한 투자자 역할을 강화해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양극화도 해소하고 인구구조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강도 높은 지출구조조정도 병행하겠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재정투입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높이면 결과적으로 분모(GDP·국내총생산)값이 커져 부채비율이 하락하고 세입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재정을 방만하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용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재정의 역할을 '현명한 투자자'로 스스로 정의 내린 이유다.
확장재정의 구체적 윤곽은 다음달 발표될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재경부는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중동전쟁 이후 공급망 및 에너지 대전환 대책 △AI·GX 전략 △신성장동력 발굴 방안 △지방주도성장 등의 성장전략을 담을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할 내년도 예산안은 8월말 발표된다. 각 부처가 이달 말까지 예산요구서를 기획예산처에 제출하면 기획처는 본격적인 내년도 예산안 편성작업에 착수한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전날 열린 개청식에서 "재정운용 전과정에 국민의 목소리를 담고 예산이 국민의 삶을 바꾸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며 "자율과 책임이 균형을 이루는 재정운용 체계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