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지난해 11월)인 3.0%로 동일하게 유지했다. AI(인공지능) 투자확대 등 성장동력은 있지만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가격 상승과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으로 교역 및 투자심리가 위축돼 경기 하방기조가 지속된다는 진단이다.
KIEP는 12일 '2026년 세계경제 전망(업데이트)'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2027년엔 3.1%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중동전쟁으로 인한 에너지가격 상승, 통상정책 불확실성, 재정부담 등의 하방요인과 AI 관련 투자와 교역확대, 공급망 조정, 수출시장 다변화 등 완충요인이 충돌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세계 경제가 급격한 침체에 빠지지 않게 된 데는 AI 교역의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소폭 상향조정됐다. 미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치 대비 0.4%포인트 상향한 2.0%로 전망했다. AI 호조세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유로지역은 0.9%로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일본은 높은 중동 의존도로 교역조건 악화가 기업 수익성과 가계 실질소득을 제약할 것이라고 예상해 0.7% 성장을 전망했다.
중국의 경우 내수부진을 전략산업 투자확대와 정책노력으로 만회하면서 4.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의 성장률은 6.4%,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5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은 4.8% 등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국내 경기상황을 두고 반도체 수출과 소비 증가세에도 중동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중동전쟁 지속에 따른 경기 하방위험이 존재한다"며 "원유수송 차질로 생산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됐고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4월 수출(48.0%)은 ICT(정보통신기술) 품목이 호조세를 견인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73.5%)와 컴퓨터(515.8%)가 대폭 증가했고 변동성이 큰 선박(43.8%)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입(16.7%)은 주요 에너지원(6.9%)이 늘었고 이를 제외한 품목(19.5%)도 반도체(53.2%)를 중심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