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본격적인 농지 전수조사를 앞두고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구두 농지 임대차 정비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18일부터 7월 31일까지 농지 임대차 정상화 특별 정비기간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특별 정비기간은 구두로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온 임대인·임차인이 서면 계약을 맺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지법상 농지 임대차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예외 사유에 해당하면 개인 간 임대차나 농지은행 위탁이 가능하다. △1996년 1월1일 이전 취득 농지 △상속·이농 농지(1ha 이하) △60세 이상 농업인이 5년 이상 자경한 농지 등이 대표적이다.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개인 간 임대차도 서면 계약 체결이 원칙이다.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한 뒤 농지 소재지 관할 읍·면장의 확인을 받으면 임차인은 제3자 대항력을 확보할 수 있다. 농지 소유자가 바뀌더라도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는 법적 권리다.
하지만 그동안 현장에서는 구두 계약만 체결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도시민이 상속받은 농지를 친인척이나 지역 주민에게 빌려주고도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농지대장 변경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가 흔했다.
현행법상 임대차 계약 체결 후 60일 이내 농지대장 변경 신청을 하지 않으면 농지 소유자와 임차인 모두 3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특히 1ha를 초과하는 상속농지는 농지은행에 위탁하지 않으면 계속 소유할 수 없다.
농식품부는 특별 정비기간 동안 개인 간 임대차 신고와 농지은행 임대 위탁 절차를 적극 안내할 계획이다.
개인 간 임대차가 가능한 농지의 경우 임대인 또는 임차인은 신분증과 농지임대차계약서 사본을 지참해 농지 소재지 관할 시·구·읍·면에 방문하면 된다. 이후 농지임대차계약 확인 신청서와 농지대장 이용정보 변경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농지은행 임대 위탁은 전자계약 방식 또는 농어촌공사 지역본부 방문을 통해 가능하다. 임대인과 임차인은 농지은행에서 온라인으로 계약하거나 관련 서류를 지참해 현장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농지은행을 활용할 경우 방문 없이도 PC나 휴대전화로 임대 위탁 계약 체결과 농지대장 등재, 농업경영체 변경 등록까지 처리할 수 있다. 또 8년 이상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양도소득세 중과가 면제되며 농업인이 농지를 위탁하는 경우 위탁 수수료도 면제된다.
임차농 보호를 위한 신고센터도 운영한다. 농지 전수조사를 피하려는 목적으로 지주가 임대차 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온라인 신고센터는 오는 18일 농지공간포털에서 운영을 시작하며 오프라인 콜센터는 다음달 1일 개설된다.
신고 접수된 농지는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농지 전수조사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된다. 계약이 해지된 임차농에게는 농지은행 위탁 농지를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김기환 농식품부 농지과장은 "이번 특별 정비기간이 음성적인 구두 임대차 계약을 제도권 안으로 유입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임차인은 법적 권리를 보다 명확하게 보장받고 임대인은 농지 전수조사 전 합법적인 임대차 관계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