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주식 팔았어" 현금 30억 몰래 여기로?...자식, 대출없이 집 샀다

세종=오세중 기자
2026.05.19 12:00

국세청, 127명 조사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19일 대출규제 밖 현금부자, 시세차익을 노린 다주택자 등 부동산 탈세혐의자 127명에 대한 세무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이른바 '부모찬스' 등을 이용해 편법적으로 자녀에게 부동산을 사준 탈세혐의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국세청은 대출규제 밖 현금부자, 시세차익을 노린 다주택자 등 부동산 탈세혐의자 127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주택시장은 지난해부터 서울・수도권 일부 선호지역 및 고가주택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 없이 현금으로만 부동산을 취득하는 이른바 '현금부자' 거래가 확인되고 있다. 대출규제를 우회하고자 부모로부터 고액 자금을 차용하는 '부모찬스'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거래는 신고되지 않은 소득으로 조성된 현금을 활용했거나 증여사실을 채무로 위장하려는 이른바 '꼼수증여'에 해당할 수 있어 탈세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국세청은 시장 불안을 초래하는 투기성 거래와 부의 이전을 위한 편법적인 자금조달에 대해 가용한 조직과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조사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등 자금출처 검증을 한층 강화한다.

우선 국세청은 강남4구, 마・용・성 등 주요 선호지역 뿐만 아니라 최근 거래가 집중되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서울 비강남권 지역・경기도 일부 지역의 거래동향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실시간 공유받는 자금조달계획서를 토대로 소득·재산내역 등 다양한 자료와 연계해 탈루혐의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자금출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업소득을 누락하거나 법인자금을 유출해 주택 취득자금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관련 사업체까지 범위를 확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또 조사과정에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해 마땅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단호히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사대상자는 △대출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부자, 사인간 채무 과다자 △시세차익을 노리고 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다주택자 △시장과열 조짐이 나타나는 가격 상승지역 주택 취득자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취득자 등이다.

이번 조사대상자의 주택 취득규모는 대략 3600억원에 달한다. 탈루금액은 1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A씨는 대규모 현금을 동원해 30억여원의 좋은 학군의 고가 아파트를 취득했다. 그러나 A씨에게 뚜렷한 신고소득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고액 자산가인 A씨의 부친이 A씨가 아파트를 취득하기 전 해외주식을 30억여원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주식을 매각한 금액의 사용처도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A씨가 부친으로부터 고가 아파트 취득자금을 편법 지원 받아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취득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세청은 고가 아파트 취득자금 원천과 부친의 해외주식 매각자금 사용처를 확인해 편법 증여 여부를 철저히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탈세는 반드시 적발돼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고히 정착될 때까지 부동산 거래 과정의 탈세행위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거래동향 및 탈세정보 수집을 한층 강화하고 탈세위험이 높은 이상거래는 적시 포착해 탈세가 확산되지 않도록 초기단계부터 적극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다주택 중과유예 종료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변칙증여, 우회거래 등 편법을 이용한 세금회피 시도는 예외없이 적발하고 부당 가산세(40%) 부과 등 더 큰 세부담을 치르도록 해 탈세유인을 원천 차단할 것"이라며 "사업자대출을 유용해 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자에 대해 상반기 자진시정 후 하반기부터 전수 검증을 실시하는 동시에 대출금 부당 유용에 따른 탈세 뿐만 아니라 사업체 전반의 탈루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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