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해외직접투자 확대에도 국내 증시 급등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평가액이 크게 불어나면서 대외금융부채 증가폭이 대외금융자산 증가폭을 웃돈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7536억달러로 전분기 말(8857억달러)보다 1321억달러 감소했다. 2분기 연속 감소세로, 감소폭은 역대 두 번째로 컸다.
해외 직접투자 증가세 속에서도 대외금융자산은 2조8826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150억달러 증가에 그쳤다. 거주자의 해외직접투자는 154억달러 늘었지만 글로벌 증시 조정과 금리 상승 영향으로 증권 평가액이 줄어들면서 대외 증권투자가 151억달러 감소했다.
반면 대외금융부채는 2조1290억달러로 1471억달러 급증했다. 증가폭 기준 역대 4위 수준이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1083억달러 늘어난 영향이 컸다. 특히 국내 주가 상승으로 외국인의 국내 지분증권 보유액이 1221억달러 증가했다.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에도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지분증권 평가액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코스피는 올해 1분기 중 19.9% 상승하며 4214.2에서 5052.5로 뛰었다. 반면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5.2% 하락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의 차이를 보여주는 순대외채권은 3655억달러로 전분기 말보다 76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권은 1조1399억달러로 33억달러 줄었고, 대외채무는 7744억달러로 42억달러 증가했다.
단기외채는 1836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42억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단기외채/준비자산 비율은 43.3%로 전분기 말보다 1.4%포인트 상승했고, 단기외채/대외채무 비중도 23.7%로 0.4%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한은은 외채 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단기외채 증가가 차입 확대보다는 외국인 국내 주식 매도 과정에서 발생한 원화예수금과 미지급금 증가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문상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단기외채 비중은 과거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높은 단기 순대외채권 규모를 고려하면 급격한 자금 유출에 따른 외화유동성 부족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준비자산은 4237억달러로 44억달러 감소했다. 달러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와 국민연금 외환스왑 등 시장안정화 조치 영향이 반영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최근 순대외금융자산 감소 흐름이 평가효과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 팀장은 "과거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해외투자 확대로 이어지며 순대외금융자산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수출 호조와 반도체 기업 중심의 주가 상승이 외국인 보유 국내주식 평가액을 끌어올리면서 대외금융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순대외금융자산이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국내 주가 상승은 기업 실적 개선이 뒷받침된 측면도 있는 만큼 긍정적인 요인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