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주택시장에서 매매와 임대차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거래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아파트는 매매·전세·월세 전 유형에서 거래가 감소한 반면 연립·다세대(빌라)는 매매와 월세를 중심으로 거래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18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지난 1~5월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시장은 전반적인 위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4932건으로 전년 동기(3만5419건) 대비 1.4% 감소했다. 월세 거래량도 5만967건에서 4만9004건으로 3.9% 줄었다.
특히 임차시장 내 핵심 지표인 전세 거래가 급감했다.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6만6884건에서 5만501건으로 24.5% 감소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 부담이 맞물리면서 임차 수요 자체가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연립·다세대는 매매와 임대차 전반에서 다른 흐름을 보였다. 매매 거래량은 1만3215건에서 1만9273건으로 45.8% 급증했고 월세 거래량도 3만4104건에서 3만8455건으로 12.8% 증가했다. 전세 거래량은 2만3539건에서 2만2830건으로 3.0% 감소하는 데 그쳐 아파트 대비 낙폭이 제한적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임차시장 변화와 맞물려 나타난 구조적 이동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70만175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반면 아파트는 7.2% 감소했다. 전세 품귀와 가격 상승, 대출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아파트 수요 일부가 비아파트 매매와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 재배치'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흐름 역시 이러한 구조 변화를 뒷받침한다.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전셋값은 2억3490만원으로 3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1억~1억7000만원 이상 급등 사례도 나타나며 비아파트가 단순 대체재를 넘어 가격 상승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면적별로 보면 아파트는 고가·대형 평형 중심으로 매매 위축이 두드러졌다. 135㎡ 초과 대형은 매매 거래량이 26.3% 감소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지만 월세 거래는 6.1% 증가하며 '보유 후 임대' 성격이 강화된 모습이다. 전세는 전 면적대에서 일제히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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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연립·다세대는 전 면적대에서 매매와 월세가 동반 증가했다. 특히 85㎡ 초과 102㎡ 이하 중형 평형의 매매 거래량은 80.9%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월세는 135㎡ 초과에서 33.6% 증가해 수요 확산이 전 면적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자치구별로도 양극화는 뚜렷하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금천구·도봉구(95.6%), 노원구(85.0%) 등 외곽 지역에서 증가한 반면 성동구(-63.6%), 마포구(-49.8%), 광진구(-43.2%) 등 핵심지에서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세 거래량은 중랑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모두 줄었다.
연립·다세대는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매매 거래량이 증가하며 시장 저변이 확대됐다. 광진구(95.7%), 송파구(82.4%), 영등포구(82.2%) 등 주요 지역에서 상승폭이 컸고, 월세 역시 중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비아파트 시장 확대가 곧바로 안정적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세사기 여파로 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이 여전히 남아 있고 개별 물건별 안정성 편차와 낮은 환금성은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거래 구조 변화에 맞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확대와 공적 보증 강화, 임대차 정보 투명성 제고 등을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며 "비아파트의 주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수요 유인책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