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5거래일째 1500원선을 넘는 고공비행을 이어가자 정부가 환율대응에 실기했다는 비판론이 제기된다. 환율약세를 증권시장의 외국인 매도라는 구조적 요인 탓으로만 돌리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것이 환율시장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8일 정부와 한국은행이 긴급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4.1원 내린 1535원으로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공동 메시지를 내고 "NDF(역외차액결제선물환)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증대시킨 것으로 판단한다"며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두개입치고 환율낙폭은 미미했다는 평가다. 시장도 당국의 전반적인 대응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는 동안 당국은 경제펀더멘털을 강조하며 관망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1500원선을 넘어선 뒤에도 뚜렷한 대응이 없었고 장중 1560원선을 돌파하고서야 시장상황점검회의(F4회의)와 구두개입이 이뤄졌다. 그동안 시장상황은 심각해졌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15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국면이던 1997년 말~1998년 초 49거래일 연속 1500원대 종가를 기록한 이후 최장기간이다.
한편 '검은 월요일'을 맞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8.29%와 9.08% 급락했다. 두 시장에서 모두 서킷브레이커(거래일시정지)와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울렸다. AI(인공지능) 수요위축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우려로 투자심리가 악화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