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란전쟁 발발 이후 1500원대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던 환율이 종전 기대를 계기로 본격적인 하락 흐름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7원 내린 1511.1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503.9원까지 내려앉으며 1400원대 복귀를 시도했다.
외환당국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고환율의 원인 중 하나가 해소된데 따른 것이다. 이란전쟁 발발 이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위험회피 심리 속에 외국인 자금 이탈까지 겹치며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
특히 지난 5월 15일 1500.8원으로 올라선 뒤 이날까지 20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기록하면서 외환당국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달 초 장중 1560원선까지 위협하자 당국은 구두개입 등을 통해 일방향 쏠림 현상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환율은 좀처럼 1400원대로 내려오지 못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이어지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든 데다, 원유 결제를 위한 수입업체들의 달러 수요와 외국인 증시 자금 이탈이 원화 약세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이같은 흐름은 미국과 이란이 오는 19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라질 전망이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 WTI 선물은 5% 넘게 하락하며 배럴당 8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 유가 하락은 원화 약세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수입업체의 달러 결제 부담도 완화되고, 위험자산 선호 회복에 따라 외국인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종전 MOU의 실제 이행 여부와 이란이 향후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가능성 등은 변수로 남았다. 오는 16일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기존에 보유한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외국인의 커스터디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란 종전합의 낙관론이 촉발한 글로벌 위험자산 랠리에 연동돼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동 전쟁 불확실성 소멸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아시아장 주요 동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 이란 리스크 해소에 따른 유가 급락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1510원대로 급락했다"며 "유가 급락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세 약화 등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