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업체 엔비디아가 5년 만에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당초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최대 250억달러(약 37조8000억원)까지 늘렸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 회사채 발행 주관사단의 수요예측 결과 당초 목표액인 200억달러(30조3000억원)의 4배가 넘는 850억달러(128조7000억원)의 주문이 접수됐다. 엔비디아는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최종 발행 규모를 250억달러로 증액했다.
미 국고채 금리 대비 0.75%포인트 높게 책정했던 10년 만기 회사채 가산금리도 0.5%포인트 수준으로 낮아졌다. 엔비디아의 신용등급은 무디스와 S&P 등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등급에서 세번째인 'AA'를 유지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회사채 시장을 찾은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였던 2021년 6월 50억달러를 조달한 뒤 5년 만이다. 이번에 조달하는 250억달러는 5년 전 발행액의 5배에 달한다. 엔비디아 역대 최대 규모의 채권 조달 액수다.
이번 회사채는 2년 만기 단기물부터 최장 30년 만기까지 총 7개 만기 구조로 발행된다. 발행 주관은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모간스탠리가 공동으로 맡았다.
엔비디아의 채권 발행은 AI 실탄 확보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50억달러 상당의 인텔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앤트로픽에 100억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2월에는 오픈AI에 300억달러를 투자하는 데 동의했다.
AI 업계에선 올해 2월 알파벳과 애보트가 각각 200억달러 상당의 채권을, 오라클이 25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대규모 채권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3월·370억달러), 세일즈포스(250억달러), 메타(4월·250억달러)도 채권시장을 찾았다.
월가 한 인사는 "엔비디아의 올해 1월 기준 연간 잉여현금흐름이 966억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채권 시장을 두드린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재무적 유연성을 극대화하면서 경쟁사들과 기술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반영된 행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