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산업용 윤활유 담합 의혹을 받는 10개사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가격재결정 명령을 포함한 시정조치 및 과징금 부과에 더해 관련 임직원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10개 윤활유 제조 및 판매사업자의 담합 혐의에 대한 행위 사실 및 위법성, 조치의견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송부했다고 23일 밝혔다.
10개사는 △광우 △극동유화 △디에이치케미칼 △범우켐 △범우케미칼 △범우화인켐 △범우화학 △에스에이치엘 △한국하우톤 △한유 SK ETS 등이다. 디에이치케미칼은 한국하우톤의 자회사이며 범우화학, 광우, 범우켐, 범우케미칼, 범우화인켐 등은 계열사 관계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 및 그에 대한 조치 의견을 기재한 문서다. 단, 위원회 최종 판단을 구속하진 않는다.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뤄진다.
공정위는 10개사가 2018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약 6년9개월 간 윤활유 공급가격 담합 및 입찰 담합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코로나19(COVID-19) 영향 등으로 원가가 상승하는 시기 판매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일부 입찰을 실시하는 수요처에 대해선 입찰 담합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이 사건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약 2조200억원으로 산정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향후 전원회의에서 그대로 '매우 중대한 법 위반 행위'로 인정되면 과징금은 관련매출액의 15~20% 수준이 부과될 수 있다. 10개사에 최대 약 4000억원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담합 행위가 현재는 종료됐지만, 담합 당시 결정된 가격이 아직 담합 이전으로 하락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가격 재결정 명령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공정위는 관련 임직원 고발 의견을 심사보고서를 통해 제기했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피심인들은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내 서면 의견 제출, 증거자료의 열람·복사 신청 등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다"며 "방어권 보장 절차가 종료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위원회를 개최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