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수정엔 집중 연구 필수"…업계 건의에 'AI 특별연장근로' 확대 논의

세종=강영훈 기자
2026.06.26 14:34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에서 관람객이 아틀라스 양산형 모델과 셀카를 찍고 있다. ‘CES 2026’에서 처음 공개된 아틀라스가 한국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6.3.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인공지능(AI)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의 '근로시간 유연화'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AI 개발 분야에 한해 주 52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특별연장근로 확대가 필요하다는 산업계의 요구에 정부가 의견 수렴에 나서면서 제도 개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와 노사, 전문가로 구성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이행점검단'은 26일 경기 의왕시 소재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를 방문해 제5차 회의를 개최했다. AI 연구개발 현장의 특별연장근로 확대 수요를 직접 확인하고, 활용 가능성과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산업계와 실무진들은 AI 개발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주 52시간제의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김현용 한국자동차연구원 소장은 "AI 기반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자동차 업계에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선진 기술을 추격하려면 자율주행차 관련 AI 분야에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는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AI 연구개발 분야에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자율주행 AI 알고리즘 개발 연구원은 "실제 도로 시험 및 안전성 검증 과정에서 특정 오류를 가정하고 원인을 분석해서 알고리즘을 수정하는 단계는 연속적이고 집중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라며 "글로벌 표준과의 속도전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근로시간 운영에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2025년 12월 노사정이 합의한 로드맵에 'AI 특별연장근로 확대 검토'가 공식 포함된 것도 이러한 현장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특별연장근로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노동자 본인의 동의와 노동부 장관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연구개발 사유로는 반도체 업종, 일본 수출규제 품목, 소부장 협력모델 등에 한정해 엄격하게 인정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이행점검단 위원들은 관계자들과 신규 인력 수급 여건, 특별연장근로 활용의 불가피성과 건강권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질의응답을 나눴다.

산업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는 현장의 요구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AI 특별연장근로는 산업부가 계속 필요성을 주장해 온 사안으로, 논의 과제에 포함된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이제 첫걸음을 내디딘 상황이다. 노동부 및 노동계와 계속 협의해 풀어나갈 이슈"라고 추진 의지를 보였다.

반면 제도를 총괄하는 노동부와 전문가들은 판단을 유보한 채 실효성 있는 대안을 고심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기존 유연근무제도로는 현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는지 세세하게 질의하며 수요를 면밀히 파악했다"며 "특정 방향을 전제한 것이 아니라 직접 수요를 들어보고 논의를 시작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제도 확대 검토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오남용을 막기 위한 '엄격한 사후 감독'과 '근로자 건강권 보호'를 최우선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노동부는 사후 감독 강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노동계의 입장에 공감하면서 부작용 방지책을 함께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이행점검단 공동 단장인 이현옥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특별연장근로는 근로시간 규제의 매우 예외적인 제도로서, 허용 여부는 노사·전문가와 현장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검토돼야 할 것"이라며 "기업의 경쟁력 확보와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가 병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