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당 2000원대의 높은 가격을 유지했던 휘발유 가격이 최고가격 인하 하루 만에 1900원대로 내려왔다. 전국 주유소 10곳 중 3곳은 최고가격 인하 시행 첫날부터 가격을 내렸다.
중동 위기가 완화하고 국제유가도 빠르게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단계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다.
2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일 대비 6.84원 내린 1989.26원(이하 리터당)을 기록했다.
7차 최고가격 시행 첫날인 지난 27일에는 전일 대비 9.73원 내린 1996.1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4월17일 이후 약 2달 만에 1900원대로 내려왔다. 이날 전국 경유 평균 가격 역시 전일 대비 6.94원 하락한 1980.24원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2011원)과 제주(2008원)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휘발유 평균 가격이 1900원대를 기록했다. 인천이 1951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대전(1952원) △광주(1954원) △대구(1955원) △부산(1958원) △울산(1966원) △경기(1971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7차 최고가격을 6차 대비 150원씩 인하하면서 시중 판매가격에도 인하 효과가 조금씩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최고가격을 인하한 것은 지난 3월27일 2차 최고가격 인상 조치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번 이하 조치에 따라 제품별 최고가격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설정됐다.
최고가격은 정유사 공급가에 적용된다. 통상 시중 주유소가 공급가에 약 100원 안팎의 마진을 붙여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최고가격 인하로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은 1800원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가를 내리더라도 기존의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재고가 남아있는 주유소 입장에서는 곧바로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7차 최고가격 인하 첫날부터 상당수 주유소들이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시민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휘발유 가격을 인하한 주유소는 전국 1만236개 주유소 중 3160개소로 집계됐다. 경유 가격을 인하한 주유소는 3285개소였다.
휘발유 가격을 가장 많이 인하한 주유소는 대전 서구 백산주유소로 지난 26일 2299원에서 이날 1999원으로 300원 내렸다. 백산주유소를 포함해 강원 철원군 형제주유소(200원), 경기 파주시 구송에너지(171원), 전북 전주시 동아주유소(160원) 등 8곳이 휘발유 가격을 150원 이상 인하했다.
최근 국제유가의 빠른 안정세를 감안하면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도 조만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쟁 이전이던 올해 초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00원 후반, 경유 평균 가격은 1500원 후반대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7일 KBC와의 인터뷰에서 휘발유 가격의 1600원대 복귀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지만 전쟁이 완전히 종식되면 과거로 돌아가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