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경상수지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6월에도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기존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5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 5월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최대였던 지난 3월 379억3000만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1~5월 누적 경상수지는 1412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378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역시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수출은 943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2.9% 증가했고, 수입은 564억8000만달러로 22.2% 늘었다.
수출은 IT 품목이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주변기기·SSD(+249.4%) △반도체(+167.7%) 등이 큰 폭 증가했다.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9.1%) △화공품(+11.0%) △철강제품(+6.6%) 등이 늘었다. 반면 기계류·정밀기기(-4.9%), 승용차(-7.5%)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80.8%) △동남아(+74.4%) △미국(+59.4%) △중남미(+43.2%) △일본(+12.6%) △EU(+3.2%)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반면 중동 지역 수출은 7.5% 감소했다.
수입은 원자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원자재는 석유제품(+70.5%), 석탄(+37.2%), 화공품(+27.6%), 원유(+24.8%)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자본재도 반도체(+61.1%), 반도체제조장비(+54.9%), 정보통신기기(+7.7%) 등에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소비재 수입은 비내구소비재(+6.9%), 내구소비재(+4.5%) 등이 늘었지만 직접소비재(-3.9%)는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10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전월(-24억2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은 축소됐다. 여행수지는 5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입국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9.4% 늘어난 영향이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도 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1억7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배당소득수지는 11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배당지급이 집중됐던 계절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310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45억6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26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62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주식 투자는 미국 증시 호조 영향 등으로 76억달러 늘었지만, 부채성증권은 단기채권을 중심으로 13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는 246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 주식투자는 310억5000만달러 줄어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도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추종자금 유입 등으로 64억달러 증가했다.
경상수지는 3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2019년 3월까지 이어진 83개월 연속 흑자 흐름 이후 최장기간이다.
한은은 6월에도 높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6월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은 만큼 경상수지 흑자가 400억달러에 근접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6월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좋은 흐름을 보였다"며 "상반기 실적은 기존 전망치(1515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고, 연간 전체로 봐도 현재 전망(2500억달러)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