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2027년도 최저임금액 심의에서 860원까지 격차를 좁혔다. 노동계는 올해 대비 10.0% 인상한 1만1350원을 7차 수정안으로 제시한 반면, 경영계는 1.6% 인상한 1만490원을 내놨다.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2027년도에 적용될 최저임금액 심의를 진행했다. 당초 6월 말까지였던 법정 시한을 넘겨 7월까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계는 고물가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보장과 내수 회복을 위해 과감한 최저임금 인상이 필수적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실질 임금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예년과는 다른 과감한 인상 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난 3년간의 저율 인상으로 내수 침체와 악순환을 경험했다. 낮은 인상률은 민생 경제의 상생 회복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류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가처분 소득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과감한 최저임금 인상이야말로 민생 안정과 내수 회복을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명색이 사회적 합의 기구이면서 사기업의 지불 능력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최저임금위원회 회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왜 항상 노동자의 양보만 노골적으로 요구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부위원장은 "경제성장 초과 이익 속에서 턱없이 작은 파이를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던져주고 그마저도 더 작게 쪼개어 가지라고 기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2027년 최저임금은 실제 가구 생계비나 체감 생활 물가, 그리고 실질 임금 보장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지불 여력이 한계에 달했다며 추가 인상에 난색을 표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고 이를 감당해야 하는 현장의 지불 여력도 한계 상황에 놓여 있다"며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저임금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근로자의 범위가 넓어졌고, 이로 인해 추가적인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더 가중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류 전무는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높아진 최저임금 수준과 한계에 달하는 현장의 지불 능력, 그리고 현장 전반으로 확산될 인건비 부담까지 함께 신중히 고려해서 결정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노동계는 물가상승률의 20배에 달하는 인상률 시대에서는 '물가상승률 만큼'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다가,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의 60%를 넘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기계적으로 물가상승률만큼 올라야 한다고 한다"며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고 우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본부장은 "최저임금은 저임금 근로자 생활 안정을 위해 우리 사회가 택하는 사회적 수단 중 하나로 인정한다"면서도 "근로자의 실질적 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제도를 사업주에게만 무거운 짐을 지울 게 아니라 근로장려금, 생활안정지원을 포함한 정부의 사회안전망이 전략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 양측은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막판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공익위원은 중재안에 해당하는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해 표결에 부칠 수도 있다.
성재민 공익위원은 "위원회에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최대한 입장차를 좁히고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노사 양측이 한 걸음 다가서는 전향적 자세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최임위는 이의제기 등 행정 절차를 고려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장관에게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 고시하도록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