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C커머스 뛰는데 14년간 '10시간 족쇄'…대형마트 새벽배송 공전

세종=강영훈 기자
2026.07.21 13:02
지난 2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하역장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시장이 재편되고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까지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규제 합리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 수년째 국회에서 공전을 거듭하면서 제도 개선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여부는 단순히 배송시간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 현행 규제를 변화한 유통환경에 맞게 조정할지 가늠하는 대표적인 사안으로 꼽힌다.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가 시장 주도권을 장악한 데 이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까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면서, 2012년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도입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자정~오전 10시) 규제가 현재 시장 환경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는 공감하고 있다. 연내 발표 예정인 유통산업 발전전략에도 규제 개선과 유통업계 상생 방안을 함께 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부 내부에서는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대형마트에만 적용되는 규제를 현실에 맞게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산업부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인 만큼 일방적으로 방향을 정하기보다 국회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규제 합리화 차원에서 검토해 볼 수는 있지만 현재 국회에 새벽배송 관련 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국회 논의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현 단계에서 특정 법안에 대해 정부가 입장을 정리하기보다는 국회에서 어떻게 논의될지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유통환경이 많이 변한 만큼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면서도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이해관계자가 매우 많은 사안인 만큼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회 논의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21대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와 함께 모두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도 영업규제를 완화하는 법안과 오히려 강화하는 법안이 함께 발의돼 있지만 실질적인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통환경이 급변하는 동안 대형마트만 기존 규제를 적용받으면서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은 규제 완화가 골목상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행 제도 유지를 요구하고 있어 사회적 합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통환경 변화에 맞춰 규제를 현실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커지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데다 국회 논의도 장기간 공전하면서 제도 개선은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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