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40% 감축' 여수 산단 사업재편 본격화…정부 "7000억 이상 패키지 지원"

세종=김사무엘 기자, 박한나 기자, 세종=김온유 기자
2026.07.22 13:57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단 내 여천NCC 전경.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나프타 생산량을 40% 감축하고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사업재편안 추진이 본격화한다. 정부는 금융, 세제, 고용 등 7000억원 이상의 패키지 지원으로 석화 사업재편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구조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은 신속한 사업재편을 지원하고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건전한 산업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여수 NCC 통폐합…나프타 생산 40% 감축

지난 20일 산업통상부는 여천NCC,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 이번 사업재편은 글로벌 나프타 공급과잉으로 인한 석화 산업 침체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앞서 대산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여수가 두번째 승인을 받았다.

사업재편안에 따라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보유 중인 PE(폴리에틸렌), 접착·도료용 수지 등 다운스트림 사업 부문을 여천NCC에 현물출자한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합작사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의 NCC(나프타분해설비)와 PE·PP(폴리프로필렌) 등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통합한다.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여천NCC와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의 각 사업부문을 합병한 통합 신설법인이 탄생하게 된다.

여수 석유화학 사업재편 프로젝트안. /자료제공=산업통상부

통합 과정에서 여천NCC 주주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 2725억원씩 총 545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배관 및 인프라 구축, 고부가 전환 등 사업재편 이행에는 총 2532억원을 투자한다.

향후 기업 간 합병 관련 계약체결 및 이사회 승인, 기업분할 및 합병 절차 등을 거쳐 신설 통합법인 설립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사업재편을 통해 여수의 나프타 생산량은 40% 줄어든다. 기존 여천NCC의 연간 나프타 생산량은 △1호기 90만톤 △2호기 92만톤 △3호기 47만톤 등 총 229만톤이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은 연간 123만톤의 나프타를 생산한다. 두 공장을 합쳐 총 352만톤의 생산량이다.

통합 이후 여천NCC의 2호기와 3호기 가동을 중단하면서 연간 생산량은 213만톤으로 기존 대비 40% 가량 감소한다. 대신 고부가 제품 전환 등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금융·세제 등 7000억 이상 패키지 지원

정부는 석화 사업재편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 및 세제 △원가 절감 및 제도 합리화 △지역경제 및 고용 안정 △기술개발 등 맞춤형 패키지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7000억원 이상의 패키지 지원이 이뤄진다. 채권단은 고부가 전환 신규자금 등 4500억원을 지원하고 무역보험공사는 수입자금 대출보증 등 2000억원 추가로 지원한다.

기업 분할·합병과 자산 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인세·지방세 부담도 완화한다. 자산매각시 과세이연 기간을 기존 4년 거치·3년 분할납부에서 5년 거치·5년 분할납부로 확대한다.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는 기존 80%에서 100%로 높인다. 취득세 및 등록면허세는 75~100% 감면한다.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수입 나프타 및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를 적용한다. 사업재편기간 동안 열 공급구역 중복금지 규정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배관·파이프랙 등 인프라 임대비용을 지원하고 인허가·규제도 개선한다. 사업재편 이전에 취득한 인·허가 사항을 다시 취득해야 할 경우 관련 절차 완료 전까지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문제도 해소할 계획이다.

사업재편으로 인한 고용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여수는 고용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대응지역 지정기간 이후에도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고용위기지역 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사업재편기업의 고용 안정 지원을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요건도 완화했다.

산업 고도화를 위한 방안으로 사업재편기업이 수요를 제출한 R&D(연구개발) 과제 중 중장기 필수 유망 R&D 과제는 올해부터 신속 지원한다. 중장기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대규모 R&D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원천기술 지정으로 기업들의 고부가·친환경 분야 신규투자를 유도한다.

석화업계 "사업재편 적극 환영…미래 성장동력 확보 기대"

업계는 여수 산단의 사업재편계획 승인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업재편을 계기로 여수산단 내 생산설비 감축과 효율적인 재배치가 이뤄지면서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기업들은 고부가가치·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찬왕 화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대산 1호 프로젝트 승인에 이어 여수산단의 사업재편까지 승인되면서 국내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구조적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자구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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