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경영성과급이나 공장 증설 등 기업의 경영상 판단까지 노동쟁의 대상으로 확대될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정부가 결국 제도 손질에 나서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해당 사안에 대해 "쟁의 대상이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힌 만큼 성과급이나 신규 투자 등을 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노란봉투법 하위법령 개정이 추진될 전망이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의 교섭 대상이 원청 기업까지 확대되고 노동쟁의의 대상에는 '근로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이 추가됐다.
개정 노조법의 본래 취지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서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함인데 현장에서는 사용자성 범위와 쟁의 대상 등이 과도하게 확대 해석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특히 경영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한 노조의 교섭 요구다. 특정 사업부문 양수도나 인수·합병(M&A), 공장 증설 등은 경영상 판단에 해당하는데 노조가 이를 쟁의의 대상으로 삼을 경우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현장 혼란 최소화를 위해 구체적인 판단 기준 등을 담은 해석지침을 마련했으나 사업장별로 사안이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해석지침만으로는 혼란을 줄이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해석지침에 따르면 합병, 분할, 양도, 매각 등 사업경영상의 결정 그 자체는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으로 인해 정리해고, 전환배치 등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교섭의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사업경영상의 결정은 다양한 층위와 유형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개정법상 노동쟁의 대상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일률적으로 정형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밝혔다. 결국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모호성으로 인해 노동계에서는 기업의 해외투자나 공장 증설까지 쟁의대상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남 반도체 공장이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반대 응답이 84%로 집계됐다며 해당 사업을 2027년 단체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힌 상태다.
노동부는 이에 대해 "기업투자, 공장증설 등은 개정 노조법에 따른 쟁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냈지만 지침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혼란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성과급 논란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을 쟁의대상으로 삼고 사측과 교섭을 벌인 결과 사업성과의 약 12%를 성과급으로 얻어냈다.
하지만 지난 1월 대법원은 경영성과급이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노조법상 쟁의의 대상이 '임금'으로 명시된 만큼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 성과급은 쟁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대통령도 최근 쟁의의 대상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는 쟁의 대상이 아닌 것 같다"며 "광주 반도체 공장도 노조가 쟁의 대상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모든 회사의 경영권 행사가 (쟁의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노동부도 관련 규정을 손보기로 했다. 이날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 시행 초기 혼선이나 오해가 없도록 (개정을)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강조한 사항인 만큼 쟁의의 대상에 공장 증설이나 성과급 등이 포함되지 않도록 규정을 명확히 정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혹은 노동위원회의 조정 과정에서 해당 사안이 쟁의 대상이 않도록 판단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