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의 운명을 가늠할 릴레이 공개토론회가 일단락되면서 정부의 시간이 시작됐다. 첫번째 결과물은 세제다. 정부는 조만간 부동산 세제를 포함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7월 말 또는 8월 초 세제개편안을 발표한다. 9월 초 정기국회에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제출하는 세제개편안은 입법예고 기간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8월 초까지 발표해야 한다.
정부는 매년 조세 제도를 정비하는데 단기적인 상황에 대응하는 조세 정책 변화는 세법개정안, 보다 근본적인 구조 개선 내용을 담으면 세제개편안으로 표현한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해에는 법인세율 1%p(포인트) 인상, 금융·보험사 수익금액 1조원 초과 구간에 대한 교육세율 인상 등 굵직굵직한 내용이 담긴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제개편안 발표가 예고된 상황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확대간부회의 등을 통해 세제개편안이란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날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도 "칼집에서 칼을 뽑았으면 과도나 구멍 숭숭 뚫린 녹슨 칼이어선 안 된다"는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의 말에 이재명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인 만큼 대대적인 세제개편안 발표가 예상된다.
핵심은 부동산 세제다. 방향은 어느정도 나와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릴레이 토론회에 앞서 부동산 세제 관련 쟁점으로 △적정 보유세 △실거주 1주택과 비거주·다주택 차등 △초고가 주택 과세 등을 사전에 공유했다.
특히 보유세는 속도와 강도가 문제일뿐 '부담 강화'는 정해진 수순이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는) 과거에 했어야 될 일로, 과거에 보유세를 정상화했다면 이렇게 (집값이)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치적 손해를 보더라도 대비는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보유세 강화에 따른 거래세 개편이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보유세 강화-거래세 완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보유세를 강화하되, 거래세 부담을 낮춰 시장에 매물을 유도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단 복안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보유세와 거래세 관계를 재정립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구 부총리는 지난해 10월 "부동산 보유세 부담은 낮고 양도세 (부담은) 크다 보니 '락킹 이펙트'(locking effect·매물 잠김 효과)가 굉장히 크다"며 "고가의 집을 들고 있어 (세금) 부담이 많이 되는 사람들에게 (거래세를 낮춰줌으로써) 쉽게 팔 수 있도록 해주면 지금처럼 보유 안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본이득에 대한 적정 과세가 필요하다는 반발도 상당해 정부가 거래세를 마냥 낮추기엔 부담이 따른다. 매물 유도를 위해 한시적으로 거래세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세제개편안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 등을 통해 여러차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필요성을 제기해서다. 현재 보유·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세금을 깎아주는 것을 거주기간에만 확대 공제해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기준은 주택 수에서 주택 합산가액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는 초고가 1주택자 보유세 강화를 위한 초고가 주택 기준도 결정한다. 서울 등 수도권 집을 팔아 지방의 집을 사는 사람에게 세제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