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산 쇠고기 검역 절차 속도…한우업계 "피해대책 마련해야"

세종=이수현 기자
2026.07.31 16:23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대전을 비롯해 충청지역에 폭염특보가 지속된 29일 오전 대전 유성구 성북동 한우 축사에서 농민이 소에게 물을 뿌려주고 있다. 2026.7.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검역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현지실사에 나서고 내년 국내 축산업 영향 분석 연구용역도 추진한다. 이에 한우업계는 피해 규모를 따져 보완대책을 마련하기도 전에 시장 개방 절차부터 진행한다며 반발한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브라질 쇠고기 수입을 위한 위생·검역 기술진 현지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2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방한 당시 채택된 '한·브라질 4개년 행동계획(2026~2029년)'에 포함된 쇠고기 수입 위험평가 신속 이행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내년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이 국내 축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용역도 추진할 계획이다.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은 현재 수입위험분석(IRA) 8단계 절차 가운데 4단계인 '가축위생실태 현지조사 및 수입위험평가'를 앞두고 있다. 현지실사 이후에도 수입허용 여부 결정과 수입위생조건 마련 등 후속 절차를 거쳐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검역 절차와 한·메르코수르 FTA 협상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며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실제 수입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쇠고기 수입은 미국과 호주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가별 수입 비중은 미국이 46.8%, 호주가 46.6%로 두 국가가 90% 이상을 차지하며 뉴질랜드(3.4%), 캐나다(2.5%) 등이 뒤를 잇는다.

브라질산 쇠고기가 수입될 경우 기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거리 운송 특성상 대부분 냉동육 형태로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산 냉동 쇠고기의 추정 수입단가는 ㎏당 6.27달러로 미국산(8.12달러)보다 낮아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한우업계는 정부가 시장 개방을 앞세우면서 보완대책 마련은 뒤로 미루고 있다고 우려한다. 전국한우협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관계 부처가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과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이 한우산업에 미칠 피해 분석과 구체적인 보완대책 없이 시장개방 절차부터 앞세우고 있다"며 "농업계와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인 시장 개방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협회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만으로는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를 보전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수혜 산업이 농어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지난 10년간 약 3100억원이 조성돼 목표액인 1조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고, 상당 부분이 지정기부 방식으로 운영돼 농업인이 체감하는 지원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브라질이 세계 최대 쇠고기 생산·수출국이라는 점도 한우업계의 반발 요인이다. 협회에 따르면 브라질의 연간 쇠고기 생산량은 1261만톤(t), 수출량은 350만톤에 달한다. 연간 수출량은 우리나라의 지난해 쇠고기 수입량(46만8000톤)의 약 7.5배 규모다.

협회는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이 허용되면 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등 다른 메르코수르 회원국도 한국 시장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우농가의 경영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가 시장 개방에 반발하는 배경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육우는 마리당 99만9000원, 번식우는 마리당 86만1000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우농가는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과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추진에 앞서 한우산업에 미칠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보완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며 "농업계와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되는 시장 개방은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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