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병원도 OUT"…가업상속공제 '대수술', 요건 10년→30년

세종=정현수 기자
2026.08.03 18:00

[세제개편안]'편법 상속' 악용된 가업상속공제, '완화' 흐름에서 '강화' 기조로 개편

가업상속공제 결정 현황/그래픽=김지영

'편법 상속' 우려가 제기된 가업상속공제가 30년 만에 큰 폭으로 바뀐다. 예고된 것처럼 주차장뿐 아니라 병원, 약국, 마트 등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사후관리 요건 역시 강화하되, 30년 이상 가업을 지킨 곳에 대해선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앞으로 가업상속공제의 공제 대상 업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의 세세분류 기준으로 규정한다. 지금은 대분류 또는 중분류 기준을 중심으로 규정한 업종 등이 대상이다. 그만큼 공제 대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한다.

주차장·마트·병원·약국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

가업상속공제는 중소기업들의 상속세 부담을 줄여 명품 장수기업을 키운다는 취지에서 1997년 도입됐다. 피상속인(사망자)이 일정 기간 이상 경영한 기업을 물려줄 경우 상속세를 깎아주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그동안 대상을 확대하고, 공제를 늘려주는 등 '완화'에 방점을 찍고 가업상속공제를 운영해왔다.

지금은 피상속인이 생전에 10년 이상 운영한 중소기업과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을 상속인에게 승계한 경우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세를 공제해주고 있다.

하지만 가업상속공제의 대상이었던 대형 베이커리 카페, 주차장 등을 중심으로 편법 상속 우려가 제기됐다. 국세청이 수도권 일대 25개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1개 업체(44%)에서 가업상속공제 남용 소지가 적발됐다. 공제 대상인 제과점으로 등록했지만, 제빵 시설을 갖추지 않은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업상속공제를 보다 엄격하게 적용한다.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병원, 약국 등은 공제 대상 업종에서 제외한다. 백년소상공인과 명문장수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은 공제업종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한다. 커피전문점은 공제 대상 업종이 아니지만 백년소상공인으로 지정받은 커피전문점은 인정한다.

가업상속공제를 다루는 심사위원회도 신설한다. 정부는 공제 대상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이라도 심사위원회 심사를 통해 지원 타당성이 인정되는 기업만 공제를 적용한다. 심사위원회는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업종 변경 여부도 심사를 거쳐 결정한다.

현행 10년인 피상속인의 경영 기간 요건은 30년으로 올린다. 현행 5년인 상속인의 사후관리 기간도 10년으로 상향한다. 피상속인이 20년 이상, 30년 미만 경영한 경우 30년에서 부족한 기간만큼 상속인의 사후관리 기간을 연장한다.

가업상속공제 최대 한도 600억→1000억원

토지 공제는 축소한다. 지금은 사업용 토지를 '도시지역'과 '도시지역 외'로 구분하고 건축물 바닥면적의 3~7배를 공제한다. 상업지역 3배, 공업지역 4배, 도시지역 외 7배 등의 방식이다. 앞으로는 건축물 바닥면적의 3배까지만 공제를 적용한다. 수도권의 공제 배율은 2배다.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피상속인의 경영 연수에 20억원을 곱한 금액이다. 가령 45년을 경영하면 900억원까지 공제받는다. 최대 공제 한도는 1000억원으로 올린다. 지금은 가업 영위 기간에 따라 10년 300억원, 20년 400억원, 30년 600억원의 한도가 설정돼 있다.

제3자의 사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과세특례도 신설한다. 매도자는 주식 또는 사업용 자산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20% 감면한다. 다만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으로 20년 이상 경영, 60세 이상의 최대주주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감면 한도는 경영 연수에 연간 5000만원을 곱한 금액이다.

매수자는 매도기업과 동일한 업종을 10년 이상 경영했거나 매도기업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일 경우 5년 동안 소득세와 법인세를 연간 5억원 한도 내에서 10% 감면한다.

가업상속공제와 관련한 주요 규정들은 올해 연말 개편안 통과를 전제로, 내년 7월 이후 상속이 시작되는 것부터 적용한다. 제3자 사업승계 과세특례는 2028년 1월1일부터 이후부터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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