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한국판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로 불리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적용 대상을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6대 분야로 정하고 10년간 세 혜택을 지원한다. 자동차 업계의 요구가 컸던 전기차는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과제가 다수 포함됐다.
국내생산세액공제 도입이 대표적이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전략산업 제품의 국내 생산·판매량에 따라 법인세와 소득세 등을 10년간 깎아주는 제도다.
올해 초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에서 국내생산세액공제 도입을 공식화한 재경부는 중요성과 유망성 등을 고려해 6대 지원 분야를 선정했다.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인공지능)로봇 부품 등이다.
공제액은 적격품목 생산량에 기준공제액(단가)을 반영해 산정된다. 재경부는 6대 분야의 세부적 적격품목과 생산비용 등을 고려한 기준공제액을 내년 2월 정기 세법 시행령 개정 때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생산 지역별 계수를 반영해 지방을 우대할 방침이다. 생산 지역별 계수는 △수도권(1) △비수도권 광역시 등(1.1) △기타 비수도권(1.3) △기타 비수도권 우대지역(1.5) 등이 적용된다.
또 공제기간 마지막 3년은 공제액을 점감해 지원한다. △8년차(75%) △ 9년차(50%) △10년차(25%) 등으로 순차적으로 지원을 줄여 일시에 세제 지원이 사라지는 충격을 완화하겠단 취지다.
아울러 기존 통합투자세액공제와의 중복 지원을 피하기 위해 통합투자세액공제 적용 생산시설에서 생산되거나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서 생산된 경우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한편 국내생산세액공제 적용 대상에서 전기차는 제외됐다. 그간 자동차 업계는 중국 전기차 공세에 대응해 국산 전기차 산업 경쟁력을 키우려면 정부 차원의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기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적용 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구해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전기차 자체보다는 전기차의 핵심인 이차전지 등 다양한 형태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줘 전기차가 경쟁력을 가지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정부는 업무용 승용차 감가상각비 인정 한도를 조정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요를 늘릴 방침이다. 현재 연 800만원인 업무용 승용차 감가상각비 인정 한도를 전기·수소차는 연 1000만원으로 올리고, 내연차는 연 700만원으로 낮추면서다.
재경부는 또 R&D(연구개발) 및 투자 시 높은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국가전략기술 내 수소 분야를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 개편키로 했다. 수소 외에 SMR(소형모듈원자로)·MMR(초소형모듈원자로) 등에 추가로 세 혜택을 줄 방침이다. 아울러 R&D 목적의 자율주행차에 대해서도 매입세액공제 헤택을 적용한다.
중소·벤처기업 지원도 강화한다. 우선 중소기업 졸업 후 5년의 유예기간이 끝나더라도 특별세액감면과 영상·웹툰 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 혜택을 일시에 끊지 않고, 3년간 축소된 혜택을 준 뒤 종료할 방침이다.
또 벤처투자 세제 지원 적용시 투자 대상 벤처기업의 업력 요건을 설립 후 7년에서 10년으로 완화한다. 인구감소 및 인구감소관심지역에 위치한 벤처기업 등에 직접 출자하는 경우 법인세 세액공제율을 5%에서 7%로 상향해 지역 벤처기업을 더 크게 지원한다.
아울러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내 투자에 대한 혜택을 강화한 '생산적금융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신설한다. 이자와 배당금 전액을 비과세하고, 추가적으로 청년형은 납임금의 10%를 소득공제 해준다. 투자대상은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국민성장펀드,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등으로 제한된다. 연 2000만원씩, 10년간 총 2억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연 납입한도의 이월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