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올해 세제개편안에 담긴 부동산 세제를 두고 재정학계에서 '프랑스식 부유세'라는 지적이 나왔다. 공정과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책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우철 한국재정학회 회장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2026년도 세제개편안 평가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고가 주택에 세부담을 집중한 셈이 됐는데 보유세 정상화인가 프랑스식 부유세인가"라고 꼬집었다.
김우철 한국재정학회 회장 겸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가 이날 간담회의 사회를 맡았다. 토론에는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와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심혜정 전 국회예산정책처 조세분석심의관, 정다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이날 세제개편안 중에서도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내용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정부의 과도한 세부담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송 교수는 "담세력이 높은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는 건 바람직하지만 고가 주택 가진 사람 중 대출을 활용한 사람도 있다"며 "대출받은 사람은 순자산이 낮기 때문에 담세력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인정하고 세금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종부세율을 과도하게 올린 느낌이 있다"며 "시가 45억원 이상 아파트를 가진 분들은 세부담 여력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큰 이견은 없지만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너무 급하게 올린 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가 20억~30억원 구간은 걱정이 된다"며 "실질적으로 세부담이 낮아지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는데 주택 가격이 동일할 때 얘기다. 대부분 주택 가격이 상승할 거라 실질적인 종부세 부담은 늘어날 거다"고 내다봤다.
종부세 대상이 확대된 것도 지적했다. 정 교수는 "종부세가 상위 1% 자산가를 대상으로 설계된 제도인데 정부 발표를 보니 2%를 넘은 것 같다"며 "종부세 공제한도를 14억원으로 올리기는 했지만 집값 상승에 비해 낮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세제 개편의 명분으로 내세운 '세부담 정상화'의 기준이 불명확하단 지적도 나왔다. 심 전 심의관은 "정부가 공정과세를 제시하고 있는데 조세 정책이 추구하는 정책 목표인 소득과 부의 재분배를 목표로 한 건지 부동산 가격 안정까지 포함한 건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 전 심의관은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세는 실현되지 않은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해 과세하기 때문에 부담이 높을 경우 담세 능력과 괴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가계 전체의 자산 구성과 유형별 세부담의 형평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부세 과세를 통한 재분배 효과가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성 교수는 "종부세 과세를 통해 달성한 재분배 효과는 실질적으로 '0'"이라며 "초고자산가는 금융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데 보유 과세를 하지 않는다. 이외에는 주택 자산 비율이 높은데 주택 자산에만 중과세를 한다해서 재분배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잦은 세제 개편으로 복잡해진 조세 제도가 납세자의 혼란을 가중시킨단 의견도 있었다. 김 교수는 "복잡하고 누진성도 심한 보유세를 더 불투명하고 이해하기 힘들게 만들었다"며 "정부가 바뀌면 무조건 부동산 세제가 바뀌는 관행을 이번에도 여지없이 입증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