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안보 위협시 수출입 통제' 실효성 높인다…특별조치자문단 신설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8.10 15:28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세워져 있는 모습. 2026.7.24 /사진=(평택=뉴스1)

무역안보를 위협하거나 불공정 무역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국가에 대해 수출입을 제한하는 '특별조치'의 이행력을 높이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특별조치 사유에 대해 판단하는 전문가 집단인 특별조치자문단이 신설되고 특별조치를 발동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절차도 수립된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무역에 관한 제한 등 특별조치 시행을 위한 고시' 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번 고시는 지난 4월 개정돼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대외무역법 개정안에 관한 세부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특별조치란 산업부 장관이 교역상대국에 대해 물품등의 수출과 수입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일체의 조치를 의미한다. 법 5조의 1~5호에는 특별조치에 해당하는 사유로 △우리나라 또는 무역상대국이 전쟁·사변·천재지변이 있을 경우 △교역상대국이 국제법규에서 정한 우리나라의 권익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에 대해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부담 또는 제한을 가할 경우 △국제평화와 안전유지 등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인간의 생명·건강 및 안전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 개정을 통해 1호의 특별조치 사유로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가 추가됐고 6~11호가 신설되면서 특별조치를 발동할 수 있는 사유가 더 확대했다. 신설 사유에는 △저작권 보호 △원산지 등에 대한 소비자 기만 금지 △금·은의 안정적 수급 관리 △국보 보호 △통상이익의 침해 방지 등이 추가됐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가 나타나면서 우리나라도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무역안보를 강화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법 개정안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무역장벽(NTE) 보고서를 발간하고 상대국이 보고서에 지적된 사항을 시정하지 않는 경우 특별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산업부는 한국판 NTE 보고서 작성을 위해 지난해말부터 무역장벽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무역대표부(USTR)에서 매년 NTE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를 상대국에 대한 무역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별조치 근거는 마련됐지만 그동안 실제로 발동된 사례는 거의 없다. 특별조치를 시행할 만한 사례가 많지 않았고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나 실무 규정도 없었기 때문이다.

법 개정을 통해 특별조치 사유가 강화된 만큼 정부는 이번 고시 제정을 통해 이행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무역·통상 관련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치자문단을 신설한다.

자문단은 특별조치의 원인이 된 사실관계를 검증하며 이해관계자 등에 대한 피해사실과 국내법·국제무역규범과의 합치 여부 등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자문단이 특별조치 필요성에 대해 산업부장관에게 자문하면 장관은 특별조치에 관한 조사와 자문내용 등을 근거로 특별조치 시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특별조치 시행 절차도 상세하게 규정했다. 이해관계자가 특별조치에 관한 조사를 신청하면 장관은 조사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조사는 서면조사, 현지조사, 관련 협회·전문가 의견청취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사기간은 1년이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당 교역상대국과 협의하거나 다자간 협의체를 통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관계부처 협의와 공청회도 실시한다. 특별조치 기간은 최대 4년이다. 조치를 연장할 필요가 있는 경우 최대 4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특별조치 사유가 확대되고 근거규정도 마련되면서 무역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 발동의 이행력도 제고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역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특별조치 시행을 위한 세부 규정이 없다보니 이번 고시를 통해 보완한 것"이라며 "특별조치의 실행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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