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페널티' 완화에 청약 더 치열해지나…집값 해법은 '돌돌공'

'결혼 페널티' 완화에 청약 더 치열해지나…집값 해법은 '돌돌공'

김지영 기자
2026.08.10 17:05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결혼 페널티 해소로 확대될 예상 실수요군/그래픽=김현정
결혼 페널티 해소로 확대될 예상 실수요군/그래픽=김현정

이재명 대통령이 '결혼 페널티' 완화를 공식화하면서 정책금융과 청약에서 불리했던 맞벌이·신혼부부의 주택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수요 확대에 따른 청약 경쟁 심화와 집값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시장 안정의 관건은 수요 억제나 확대를 넘어 '돌고 돌아 공급 확대'에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관계부처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청년·신혼부부·무주택자를 중심으로 한 '핀셋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년들이 국가 정책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22개 개선 과제 점검을 지시하면서 관련 논의에도 속도가 붙었다.

그동안 주택시장에서는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이 정책금융과 청약 진입의 핵심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디딤돌·버팀목 대출과 보금자리론 등은 일정 소득 기준을 초과할 경우 이용이 제한됐고 청약에서도 맞벌이 가구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조였다. 이로 인해 실수요임에도 시장 진입이 지연된 '대기 수요'가 누적됐다는 평가가 많다.

정부는 대출과 청약 전반의 문턱을 낮춰 이 같은 구조를 완화할 전망이다. 디딤돌·버팀목·보금자리론의 소득요건 완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상 확대, 신생아 특례대출 요건 완화 및 맞벌이 기준 상향 등이 대표적이다. 청약 역시 1가구 1청약 완화, 신혼부부 특별공급 요건 완화, 예비 신혼부부 참여 확대, 출산 연계 청약 기회 추가 등으로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 세제에서도 일시적 2주택 인정 등 결혼에 따른 주택 수 변화에 대한 기준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단기간에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출 접근성과 청약 기회가 동시에 확대되면 관망하던 수요가 빠르게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은 공급이 제한적인 반면 수요가 집중돼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정책 변화에 따라 청약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전례도 있다. 2023년 상반기 서울 청약 경쟁률은 49.8대 1로 2022년 하반기(5.8대 1) 대비 약 9배 급등했다. 반면 올 초 대출 규제가 강화된 시기에는 경쟁률이 30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청약 경쟁 심화는 집값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혼부부·출산 연계 특별공급을 확대하더라도 전체 공급 물량이 충분히 늘지 않으면 한정된 주택을 놓고 경쟁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수요 확대가 공급 증가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은 인허가 감소와 공사비 상승, 사업성 저하 등이 맞물리며 중장기 공급 기반이 약화된 상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돌돌공(돌고 돌아 결국 공급)'이라는 인식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대출·청약·세제 등 수요 측 정책만으로는 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고 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 역시 조만간 수도권 공급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신규 택지 확보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과거에도 유사 정책 추진 과정에서 환경 훼손과 지역 갈등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던 만큼 정책 실행의 속도와 범위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수요를 확대하는 만큼 공급도 속도를 맞춰야 시장 안정을 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과 청약 규제를 풀어 수요가 늘어난 만큼 공급도 충분한 규모와 속도로 따라와야 한다"며 "수요와 공급 정책이 시차를 두고 엇갈리지 않도록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김지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