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 고용센터를 실업급여 지급 등 행정업무 중심에서 사람과 일자리를 연결하는 취업·채용지원 중심 기관으로 개편에 나선다. 단순·반복 업무는 AI(인공지능)와 자동화로 효율화하고, 고용센터는 구직자 상담과 기업의 채용 애로 해소에 역량을 집중한다.
고용노동부는 20일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가 고용서비스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AI 발전과 산업구조 변화로 이직·전직이 늘고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고용센터의 역할을 행정업무 처리에서 취업·채용지원으로 전환한다는 취지다. 현재 고용센터에서는 실업급여 담당 직원 1명이 하루 평균 70건 이상의 실업인정 업무를 처리하는 등 반복 행정업무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우선 구직자에게는 '나만의 AI 고용센터'를 시범 도입한다. AI가 구직자의 경력과 역량 등을 분석해 개인에게 필요한 취업지원 사업과 취업경로를 추천하고, 도움이 필요한 구직자는 상담 전담 인원이 1대1로 밀착 지원한다. AI 기반 'Job Care'로 역량을 진단하고 취업경로를 설계해 취업과 경력개발까지 지원한다.
또 취업활동 마일리지 제도도 적극 활용한다. 국민취업지원제도 및 실업급여 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AI가 개인별 IAP(취업활동계획)을 세우고 목표점수를 부여한다. 상담·면접·직업훈련 등 실제 취업활동을 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급여를 자동 지급한다.
직업훈련·면접 등 노력이 많이 필요한 활동에는 가중치를 주고, AI가 허위·형식적인 취업활동 의심 사례를 선별해 모니터링한다. 구직자가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고용센터가 상담을 통해 애로요인을 파악하고 마일리지를 조정하는 등 취업활동 전반을 코칭한다.
기업에는 고용센터가 먼저 찾아가는 채용지원을 제공한다. 구인공고와 고용행정 데이터를 분석해 채용 애로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고용24 Firm Care AI'를 통해 애로 원인을 진단해 인재 추천과 채용 클리닉, 지원금 등을 연계한다.
지역 고용서비스도 지역 주도형으로 전환한다. 지방청이 지역 산업전환과 고용현황을 분석하고 지자체·노사·유관기관과 협업해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정책을 기획·운영하도록 권한과 재원을 강화한다. '지역고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한다.
고용센터 내부에서는 행정과 서비스 업무를 분리한다. 실업급여와 기업지원금의 신청·심사·지급 절차를 단계적으로 간소화·자동화하고, 일선 고용센터는 취업·채용지원에 집중하도록 조직과 인력 운영을 바꾼다. 상담 인력의 AI·데이터 활용과 심리상담, 기업 인사·노무 컨설팅 등 전문교육도 확대한다.
실제 시범사업에서는 상담 기능 강화 효과도 확인됐다. 지난 5월부터 대전고용센터에서 나만의 AI 고용센터를 운영한 결과 참여자의 86.8%가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집중지원형 구직자의 평균 대면상담 시간은 기존 18분에서 73.8분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나만의 AI 고용센터와 기업 대상 '원스톱 채용 토털케어' 등을 시범 운영하고, 2027년부터 고용서비스 혁신 시범센터를 지정해 혁신 과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전국 102개 고용센터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정업무를 AI에게 맡기고, 그 자리를 사람과 일자리를 잇는 서비스로 채워야 한다"며 "졸업부터 은퇴까지 모든 국민의 일자리 여정을 함께 그려가는 동반자로 고용센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