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나중에 정권이 바뀌고 책임을 물을까 걱정입니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 선정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최근 실무자들의 내부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투자 집행에 속도를 내라는 미국측의 압박과 무리한 요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 사업을 검토하고 선정하는 실무자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상업적 합리성이다.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상호 협의하에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을 선택하기로 했다. 상업적 합리성이란 충분한 투자금 회수가 보장되는 투자를 의미한다.
하지만 미국측이 요구하는 투자사업이 상업적 합리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 그동안 실무자들이 상당한 곤욕을 치렀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최근에는 가스복합화력발전, 대형 원전, 알래스카 LNG 사업 등으로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마저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한국 정부는 20년 내 원리금 상환을 조건으로 사업을 검토 중인데,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내부수익률(IRR)이 연 15~20%는 나와야 한다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반적인 사모펀드에서 IRR 15% 이상은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익률이다. 말 그대로 '진짜 돈 되는' 사업이어야만 가능한 수치다.
정부 한 관계자는 한번은 이런 얘기를 하기도 했다. 진짜 돈 되는 사업이었으면 미국이 자기 돈 들여서 했겠지 남의 나라 돈으로 했겠냐고 말이다. 대미 투자 자체가 애초에 사업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 지점에서 실무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훗날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 누군가는 책임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매 정권마다 반복되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논리를 들이대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 누구보다 국익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공직자들이 어느순간 죄인이 되는 것이다.
미국의 관세 압박 속에 우리나라는 돈보다 한미동맹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선택했다. 큰 이익을 얻기위한 목적의 사업이 아니라면 사후에도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실무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대미 투자의 목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