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 연료화 '비싼 건조비' 넘을까…히트펌프로 경제성 시험

세종=정혁수 기자
2026.09.16 08:17

-축산환경관리원, 포천축협서 히트펌프-벨트건조기 연계 실증
-버려지는 폐열 회수·재활용…에너지 사용량·생산단가 집중 검증
-발전소 납품가격 맞추면 전국 확산 가능성…12월까지 현장시험

안종락 축산환경관리원 총괄본부장(맨 왼쪽)과 남광수 자원혁신부장이 벨트건조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축산환경관리원

가축분뇨를 퇴비가 아닌 '연료'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수분이 많은 가축분뇨를 연료로 만들려면 반드시 건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드는 막대한 에너지 비용이 고체연료화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혀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환경관리원이 버려지는 열을 다시 활용하는 '히트펌프'를 해법으로 꺼내 들었다. 건조비용을 실제로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현장에서 검증해 가축분뇨 고체연료 사업의 경제성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축산환경관리원은 오는 12월까지 경기 포천축협 자연순환센터에서 '히트펌프-벨트건조기 연계 가축분뇨 고체연료 생산 현장실증'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가축분뇨는 그동안 주로 농경지에 퇴비로 사용됐다. 하지만 농경지 감소와 토양 양분 과잉, 녹조 발생 우려 등이 겹치면서 퇴비만으로 처리하는 데 한계가 커졌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과제까지 더해지면서 가축분뇨를 태울 수 있는 고체연료로 전환하는 방안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축분뇨는 수분 함량이 높아 고체연료로 사용하려면 건조 공정이 필수다. 현재 열풍건조나 우드펠릿·고체연료 연소열, 미생물 발효열 등을 이용한 건조 방식이 활용되거나 검토되고 있지만 LNG와 전기 등 연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건조에 투입되는 에너지 비용이 고체연료 생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사업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는 게 축산환경관리원의 판단이다.

경제성 제고를 위한 핵심은 히트펌프와 벨트건조기의 결합이다. 건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저온 폐열을 히트펌프로 회수한 뒤 전기를 이용해 다시 고온의 열원으로 끌어올려 건조에 재사용한다. 외부에서 새로운 열원을 계속 공급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공정 내부의 에너지를 되돌려 쓰는 구조다.

축산환경관리원은 히트펌프 자체의 효율성은 물론 가축분뇨 반입부터 건조와 고체연료 생산까지 전 공정의 에너지 사용량과 생산량, 품질, 비용을 함께 분석할 계획이다. 실험실 효율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돈이 되는 기술인지'를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실증기간 동안 가축분뇨의 건조 전후 함수율과 고체연료 생산량·성분, 응축수 발생량과 성분, 배가스 성분, 전력 사용량 등을 측정한다. 기존 건조 방식과 비교한 에너지 절감률과 고체연료 생산단가 절감 효과도 수치화할 계획이다.

실증 결과는 향후 고체연료 사업을 추진하는 시설의 '맞춤형 설비' 설계에도 활용된다. 지역과 시설마다 분뇨 발생량과 함수율, 이용 가능한 열원 등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설비보다 현장 여건에 맞는 생산공정을 만들기로 했다.

문홍길 축산환경관리원장은 "발전소 희망 단가를 충족하고 고체연료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생산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실증 데이터를 토대로 현장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경제적인 고체연료 생산 모델을 마련해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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