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쿠팡 '공정위 조사 무력화', 굉장히 유감…소상공인 권익 지킬 방법 없어"

세종=박광범 기자
2026.09.21 16:00

"공정위 조사, 기업 영업에 차질 없는 방향으로 동의 얻어가며 집행중"
"법원, 법 집행이 보호하는 공공의 권익 무엇인지 비교해야"
"미 정치권 압박, 필요시 외교부 통해 의견 전달…비차별적 법 집행 지속"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공정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쿠팡이 대규모유통업법 관련 공정위의 현장조사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집행정지 신청과 관련해 "소상공인의 권익을 지키는 공정위 조사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면 앞으로 이들의 권익을 지킬 수 있는 방식,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유통업법은 대규모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소상공인의 권익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이같이 말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이번주 중 쿠팡이 신청한 공정위의 대규모유통업법 현장조사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쿠팡은 공정위가 조사 7일 전 서면통지를 해야 한다는 행정조사기본법을 지키지 않았다며 현장조사를 거부했다. 반면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 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의 예외에 해당해 사전통지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법원은 이달 23일까지 잠정적으로 현장조사 결정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둔 상태다.

주 위원장은 "현장조사에 실질적으로 이르지 못하게 된 상황은 매우 중대한 일"이라며 "(쿠팡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잠정적으로, 실질적으로 공정위 조사가 무력화된 데 대해선 굉장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법원을 향해선 "공정위는 지금까지 기업들의 영업에 최대한 차질이 없는 방향으로 (기업들의) 동의를 얻어가며 조사를 집행하고 있다"며 "그 조사 때문에 방어권이 침해되는지에 대해 (법원이) 판단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법 집행이 보호하는 공공의 권익이 무엇인지와 비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쿠팡 제재와 관련한 미국 정치권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해선 "직접 대응하기보다는 외교부를 통해 필요하면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며 "공정위는 (미국 측 압박에) 연연하지 않고 엄정하게 절차적 공정성을 지키면서 해외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비차별적으로 법 집행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16일 마이클 바움가트너 공화당 의원이 발의한 '이민·국적법 개정안'을 심사했다. 개정안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아 규제와 조사를 한 공무원과 그 가족의 미국 입국 및 체류 비자를 거부하는 게 골자다.

짐 조던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공정위에서 미국 기업을 압박하거나 최고경영자 체포를 시도한 바로 그 사람이 미국 비자를 신청한다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비자 당국은 훌륭한 미국 기업에 해를 끼친 대가로 본국에 머물라며 단호히 입국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그 사람'은 주 위원장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는) 지금까지 한 번도 다른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법 집행의 비차별성이라든지, 절차적 불공정성에 대해 문제된 바가 없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공정한 절차를 지키면서 비차별적으로 법 집행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난주 미국 출장 중 가진 미국 경쟁당국과의 양자협의에서 쿠팡 문제가 다뤄졌는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주 위원장은 "개별 사건에 대한 것보단 공정위의 경쟁법 집행의 일반적인 방향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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