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토큰화, 금융 인프라 도약 전환점…자본유출 사전대응 필요"

최민경 기자
2026.10.08 14:00
(서울=뉴스1) =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2026.8.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가 "토큰화가 확산될수록 사후적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사전적 대응 체계의 마련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자산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거래하는 토큰화로 금융거래 속도와 중개 비용이 효율화되는 반면, 금융시장 불안 시 급격한 자본유출에 대응할 시간도 줄어들 수 있다는 취지다.

권 부총재는 8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GFSR) '토큰화의 확대: 새로운 효율성과 취약성' 발표 행사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권 부총재는 "그동안 금융의 역사는 거래에 수반되는 비용과 마찰을 줄여온 여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토큰화는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 위에 있으면서도, 그 변화의 폭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의 조건과 이행 규칙을 장부 안에 함께 담아냄으로써 매매와 청산 그리고 결제의 여러 단계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지금 금융 인프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 부총재는 한국의 토큰화 사업도 소개했다. 한국은 지난달 토큰증권 발행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올해 4분기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한은과 정부가 국채 토큰화 실증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권 부총재는 특히 토큰화 확산이 아시아에 가져올 양면성에 주목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인 아시아에서는 금융거래 결제 속도가 빨라지고 중개 비용이 낮아지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상당한 편익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거래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금융불안 시 자본유출 등에 대응할 시간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 부총재는 "아시아는 과거 급격한 자본유출을 경험한 곳이기도 하다"며 "기존 인프라의 제한된 거래시간과 다수의 중개기관, 최대 수일이 소요되는 결제 과정은 평상시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일 수 있지만 시장 불안 시 정책당국이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시간을 벌어주는 완충장치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권 부총재는 토큰화를 F1 경주에 빗대 "결승선까지 더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 속도를 감당할 튼튼한 차체와 안전한 코너링을 위한 접지력 있는 타이어, 그리고 적시에 속도를 줄일 수 있는 브레이크가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큰화도 마찬가지"라며 "더 빠르고 효율적인 금융 인프라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그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건전성과 안전장치, 그리고 필요 시 적시에 작동할 수 있는 정책체계를 함께 갖추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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