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씨앗 한 알이 세계시장을 향한 큰 가능성으로 자라고 있다. 품종을 소개하는 전시장에서 출발한 국제종자박람회가 국내 종자기업과 해외시장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무대로 성장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박람회는 참가기업과 해외바이어, 현장 관람객 등 주요 지표에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지난 21~23일 전북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에서 열린 '2026 국제종자박람회'에 113개 기업과 100명의 해외바이어가 참가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참가기업은 16개, 해외바이어는 14명 늘었다. 현장 관람객도 5만명으로 지난해 4만5000명을 넘어섰다.
올해 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은 종자산업의 기술력과 수출 가능성을 실제 사업 기회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농진원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협력해 21개국 66개사에서 해외바이어 100명을 초청했다. 현장 상담 158건과 온라인 사전 상담 16건 등 모두 174건의 수출 상담이 진행됐다.
이를 통해 종자기업 13개사와 관련 기업 5개사 등 18개 기업이 약 86억원의 수출계약 예상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83억원보다 늘어난 규모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도 이뤄졌다. 한국종묘는 방글라데시 기업과 양배추 종자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파트너종묘는 농진원, 말레이시아 종자기업과 3자 협약을 맺고 국산 수박 종자의 현지 유통망 구축과 실증시험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제종자박람회의 이같은 변화는 지난 4월 취임한 이석형 농진원장이 강조해 온 '기술과 현장, 시장의 연결'이라는 경영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함평군수 시절 나비축제를 통해 지역의 농업자원을 새로운 산업과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켰던 이 원장은 이번 박람회에서도 종자산업의 전문성과 대중적 관심을 연결하는 데 힘을 실었다.
지난 8월 가수 김태연을 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한 것도 종자산업을 국민에게 친숙하게 알리기 위한 시도였다.
박람회장에는 약 4㏊ 규모의 전시포가 조성돼 45개 작물 461개 품종을 선보였다. 해외바이어들은 생육 상태와 품종별 특성을 직접 비교하며 상품성을 확인했다.
국민 참여도 확대됐다. 고구마 수확체험에는 어린이 283명을 포함해 1123명이 참여했고, 전국 26개 농업인단체에서 1470여명이 단체 참관을 신청했다. 선재스님 쿠킹클래스와 치유농업, 자율주행 농기계 체험 등도 마련됐다.
전시장에서 재배한 무·배추·양배추 등 농산물 6000여개는 다음달 초 지역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할 예정이다. 산업 박람회에 지역사회와 나눔의 가치를 더한 것이다.
이석형 원장은 "10주년을 맞은 올해 박람회는 우리 종자의 경쟁력과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수출 상담 성과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도록 사후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종자박람회가 세계 종자산업을 잇는 대표적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