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속의 휴식, 휴식속의 일…휴식에도 도전이 필요하죠"

김고금평 기자
2015.08.19 03:17

[인터뷰] 문화융성위원 국민배우 안성기 "목표있는 휴식은 창조력도 높아져"

따뜻한 웃음이 인상적인 국민배우 안성기는 2013년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머니투데이가 공동주최하는 '2015 여가기업 인증캠페인'에 대해 "일과 휴식은 따로 구분할 수 없다"며 "창의성과 생산성은 두 개의 조화속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danny@

올해 63세인 초로(初老)의 배우는 늦깎이로 할리우드에 처음 진출했다. 오는 9월 개봉하는 ‘제7기사단’에서 세계적인 명배우 모건 프리먼과 어깨를 나란히 한 국민배우 안성기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터미네이터'의 이병헌보다 대사가 좀 더 많기는 하지만, 그리 비중이 높은 역은 아니다”며 “감독이 일본인인데, 촬영장에서 늘 내게 깍듯이 대해 작은 역인데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웃었다.

검증된 연기와 함께 ‘아빠 미소’가 어느새 상징이 돼 버린 그는 일과 휴식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일과 휴식의 경계가 그어지는 순간, 어느 하나 제대로 소화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휴지기 없이 매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배우 안성기. 일속에서 휴식을 찾는 그는 내년 개봉을 앞둔 액션극 '사냥' 촬영을 하면서 "이번엔 산속에서 좀 놀아야겠다"며 싱긋 웃었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danny@

“저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도 오랜만에 만나면 ‘준비중’이라는 말을 해요. 10년간 작품을 내놓지 않은 감독들도 마찬가지죠. 쉰다는 건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라는 걸 의미하는 것 아닌가요? 쉴 땐, 잘 쉬어야 해요. 자신의 휴식 시간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래야 일에서 또 다른 휴식과 여유를 느낄 수 있어요.”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의 추천으로 문화융성 위원이 된지 3년째. 안성기는 “어떤 일을 제안하고 기획하는 일보다 현장에서 부딪히고 기획된 일을 이뤄내는 것이 내 적성에 맞다”고 했다.

문화융성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머니투데이가 공동주최하는 ‘2015 여가친화기업 인증캠페인’에 대해서도 그는 ‘기획된 휴식보다 현장의 휴식’을 강조했다. 지난 2012년 시작된 이 캠페인은 근로자가 일과 여가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이를 운영하는 기업을 선정하여 인증하는 제도다.

“영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나름 자유롭게 살았지만, 영화 시작 전엔 저도 출퇴근하듯 살았어요. 시간은 많고 할 일이 없을수록 되레 시간표를 촘촘하게 짜서 바쁘게 사는 티를 냈죠. 그때 시간이란 사용하는 사람이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정시출퇴근에 구속된 이들에게 그가 건네는 깨알 팁은 ‘쉼에는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활동의 목표를 정해 도전하는 재미로 행복감을 맛보는 데서 일과 휴식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행이든 마라톤이든 자신에게 맞는 취미 활동을 찾아서 일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겁니다. 그런 휴식의 현장은 결국 일에서 재창조의 기회를 안겨줄 확률이 높거든요. 새로운 아이디어는 순간에 집약된 것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인데, 그건 정해진 시간에서 규격화된 형태가 아닌 자유로운 형태 속에서 나오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유연한 생각은 일처럼 틀에 박힌 휴식의 과정에선 찾을 수 없잖아요.”

여가기업 인증캠페인 올해 대상 범위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공기업 등 4개다. 안성기는 이 중 상대적으로 휴식의 기회가 적은 기업에게 ‘끝없는 도전’을 주문했다.

“지금 당장 버티기도 힘든데, 쉴 시간을 찾기 어렵다고 얘기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예술도, 기업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잖아요. 그건 감성과 이성을 조화롭게 이뤄야한다는 의미이니까, 일속에서 휴식을 더 많이 취해야한다고 봐요. 시작할 땐 어렵지만, 시도하다보면 어느새 적응하게 되고,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요? 지금 힘들다고 포기하면, 계속 힘든 삶을 살 수밖에 없으니까요.”

일로 휴식을 취하는 그는 내년에 또 다른 ‘쉴 터’를 찾았다며 싱긋 웃었다. “‘명랑’ 연출한 김한민 감독이 제작하는 ‘사냥’이라는 작품에 출연해요. 액션이 많은 영화라 요즘 계속 뒹굴고 있는데, 당분간 산속에서 좀 ‘놀아야’겠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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