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실감하기 어려운 부재 속 존재감

한수진 ize 기자
2021.07.28 10:24
김호중, 사진제공=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가수 김호중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과연 이랬던 가수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김호중은 지난해 9월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시작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연 직후 가장 인기 절정의 시기에 자리를 비운 셈이다. 하지만 약 1년간의 부재는 좀처럼 실감하기가 어렵다. 차트에 자리한 그의 오랜 음악도,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양분 삼은 행적도 여전히 뜨겁다.

'트바로티'로 불리며 성악과 트로트 사이의 새 장르를 개척한 김호중은 실력만으로 이미 불세출의 가수였다. 청소년 때부터 성악으로 다진 탄탄한 발성은 힘있게 뻗어갔고, 세월을 더해 트로트에 녹인 굴곡진 인생사는 맛깔난 소리를 완성하며 감탄스런 음악을 구현했다. 김호중을 왜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노래 잘해서"라는 한마디로 충분히 설명된다.

김천예고 재학 시절 성악 각급 콩쿠르에서 1등상을 휩쓸던 김호중은 2010년 SBS TV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초대됐을 만큼 싹부터가 달랐다. 방송에 나와서도 고교생은 부른 적 없다는 베르디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네순 도르마'를 능숙하게 소화해내 시청자를 놀라게 했고, 영화 같은 사연으로 대중을 감동시켰다. 이제훈 주연의 '파바로티'가 바로 김호중의 이야기다. 요즘의 대중은 사연과 서사에 열광한다. 김호중은 이런 면에서도 스타의 요건을 잘 충족했다.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자랐지만 노래만은 결코 불우하지 않은, 충만한 열정을 품은 진흙 속의 진주다.

김호중, 사진제공=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노래로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뒤 대학교도 장학생으로 입학하고 독일과 이탈리아로 유학길에도 올랐지만 답답함도 있었다. '고딩 파바로티'의 명성은 세월의 무딤 앞에 잊혀졌고, 무대로 돈 벌기 쉽지 않았던 환경 탓도 있지만 대중가수로 자리하고 싶었던 바람이 컸다. 불리지 않는 가수로 산다는 건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그는 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 용기를 냈다. '파바로티'라는 명성을 유지한 채 도태되기 보단, 명성을 내려놓은 채 나아가길 바란 마음으로부터다.

성악에서 트로트로 활동 폭을 넓힌 이유에 대해 "장르를 떠나 음악은 음악"이라고 밝힌 한 인터뷰에서 그의 음악적 염원을 엿볼 수 있다. 김호중의 진취적인 활동 폭은 급수로 구분되던 음악 장르의 차별적 시선마저 불식시켰다. 고급음악이라 불리는 성악과 저급음악이라 치부됐던 대중가요의 긍정적 요소를 동시에 품으며 말이다. 음으로 내뱉는 모든 소리의 귀함을 김호중을 보며 대중은 이해하기 시작했다.

김호중, 사진제공=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이렇게 그의 행적을 되밟는데만 많은 문단들이 필요할 만큼 서사가 넘쳐나고, 그만큼 중장년층 팬덤의 충성도도 깊다. 트로트 가수로서 김호중의 팬덤은 이례적일 만큼 견고한데, 아이돌 팬덤과 그 결이 비슷하다. 그만이 지닌 특별한 사연과 가수로서 본질에 충실한 출중한 노래 실력 덕이다. 그래서 '미스터트롯' 직후 최근까지 겪어온 여러 구설에도 큰 타격감이 없이 팬들은 여전히 그를 지지한다. '노래 잘하는 내 가수'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쉬이 식지 않은 무게감을 동반하기 때문. 김호중이 지난해 발표한 첫 번째 정규앨범 '우리 가(家)'는 발매 첫날에만 41만 장이 팔렸고, 클래식 미니앨범 '더 클래식 앨범(THE CLASSIC ALBUM)'은 51만 장 나갔다. 잘 나가는 보이그룹 초동 앨범 수치마저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부재 중인 현재에도 최근 '우리 가'의 타이틀곡 '만개' 유튜브 라이브 영상은 500만 회를 넘었고, 그의 얼굴을 딴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출시됐다. 오는 9월 김천시에는 '김호중 거리'까지 완공된다. 이 외의 여러 조사 순위권에도 상위권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독도 NFT 기부 캠페인'의 국민 참여형 댓글 이벤트 TOP10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팬덤 서비스 팬앤스타 '트로트 남자' 7월 2주 차에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활동하지 않아도 활동하는 것과 같은 능률을 내고 있다. 많은 구설과 정적인 행보가 무색할 정도로 힘있게 존재하는 김호중의 행보는 국방의 의무를 마친 뒤엔 얼마나 더 무게가 실릴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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