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철저해 보였다. 지난 시즌을 바탕으로 외부 플레이어의 존재를 예상하고 이들의 습격 동선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방어막을 구축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판단미스가 큰 스노우볼을 굴렸다. 완성형 플레이어라는 명성에 금이 갔다. 동시에 '피의 게임3'의 전개는 더욱 흥미로워졌다.
21일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게임3'에서는 습격의 날과 납치의 날에 나서는 낙원, 저택, 잔해 플레이어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주언규와 서출구의 데스매치가 나오기는 했지만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긴 건 습격의 날과 납치의 날이었다.
특히 습격의 날이 그렇다. 최악의 조건인 잔해에서 플레이하던 멤버들이 최상의 조건에 있는 낙원 플레이어들과 생존지를 바꿀 수 있는 습격의 날은 피의 게임이 가진 독특한 장치다. 지난 시즌 가장 많은 화제를 모은 덱스와 하승진의 대치 상황 역시 습격의 날에 만들어진 장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피의 게임 규칙이 해제되는 습격의 날에 어떤 장면이 등장할지 많은 시청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번 시즌 참가한 플레이어들은 외부 플레이어의 존재와 이들이 언젠가는 습격할 것이라는 건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낙원 플레이어들은 습격에 대비해 생존지를 보수했다. 특히 장동민은 2박 3일 동안 군대의 진지 공사를 방불케 하는 수준으로 생존지를 보수했다.
장동민의 열정에 다른 플레이어 역시 대부분 협조적으로 임했다. 제작진은 예상 가능한 습격의 날에 더불어 납치의 날이라는 새로운 규칙을 추가하며 변화를 주려고 했지만, 방어진 자체가 든든하게 구축되어 있어 침입자들이 이를 뚫어내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장동민의 철저한 대비에도 불구하고 습격의 날은 예상보다 허무하게 끝났다. 판도라의 상자를 연 허성범에 의해 징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낙원 플레이어들은 기존의 상징인 피라미드에만 집중해 이를 보호하는 방어진을 구축했다. 보수 도중 칼이 상징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장동민은 이 가능성을 과감하게 배제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최악의 선택이 됐다.
잔해 플레이어들은 습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견 충돌을 보이고 결국 망치로 유리를 깨는 등 공격적인 모습으로 낙원에 침투했다. 거친 무력 충돌까지 각오했던 잔해 플레이어들은 예상보다 손쉽게 낙원을 탈취했다. 최후의 보루에서 마지막 습격을 지키려던 장동민은 자신이 만든 거대한 요새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맥없이 패배하는 장동민의 모습은 실로 오랜만에 보는 것이었다. 자신이 구축한 요새가 자승자박이 된 장동민은 그렇게 허무하게 낙원을 넘겨줬다.
과감한 플레이가 결국 최악의 수가 되어버린 장동민은 자신을 믿어준 참가자들과 함께 잔해로 추락했다. 여유 넘치는 태도를 바탕으로 게임 플레이는 물론 예능적인 부분까지 챙겨가던 장동민은 낙원을 넘겨준 후 이례적으로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심리적 타격이 컸다는 의미다.
이제 관전 포인트는 장동민이 분노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2일차까지 생존을 위해 다퉜던 낙원 플레이어들은 이제 잔해 팀이 되어 팀 대결을 펼치게 됐다. 장동민은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며 자진해서 감옥행을 선언했지만, 팀전에서는 장동민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박 3일에 걸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팀원들은 장동민이 보여준 능력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뜻이다.
장동민은 그간 출연했던 서바이벌에서 대부분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왔다. '피의게임3'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참가자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1분도 되지 않아 자신의 결박을 푸는가 하면 다음 머니 챌린지에서도 함께한 팀원과 나란히 1~3위를 마크했다. 초반에 보여준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장동민을 다시금 유력 우승 후보로 만들었다.
그러나 습격의 날은 이러한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장동민이 미끄러진 사이, 다른 세력들 역시 각자의 무기를 획득했다.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결국 스파이로서 활약한 홍진호가 중심이 된 새로운 낙원 팀은 안락한 생존지를 차지했으며 저택 팀은 배짱있는 충주맨의 플레이에 힘입어 히든 룰과 관련된 열쇠를 획득했다. 정말 한치 앞도 알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과연 누가 어떤 플레이로 다음 회차를 장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