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끊긴 '오징어 게임2', 호불호 나뉘는 2가지 이유

윤준호(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4.12.27 13:21
사진=넷플릭스

역대 이보다 더 빠른 피드백은 없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시즌2’(오겜2)가 26일 오후 5시(한국시간)베일을 벗자마자 해외 유명 외신들의 리뷰가 쏟아졌다. 한국 언론과 마찬가지로 해외 언론 역시 시사회 후 엠바고(보도시점제한)를 준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외신들이 엠바고에 응한 K-콘텐츠가 있었던가? 이 시리즈의 위력과 위상을 새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리뷰 게재의 속도와 반응이 정비례한 것은 아니다. ‘오겜2’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혹평과 호평이 공존한다. 시즌1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왜 그런 것일까?

사진=넷플릭스

#반복 패턴을 가진 시리즈의 숙명

‘오징어 게임’은 특정 집단에 의해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이 456억 원을 쟁취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는다. 그 담보물은 목숨이다. 유년 시절 추억의 게임을 하되, 패배하면 목숨을 잃는다. 시즌1 때 이를 처음 접한 여론과 언론의 충격과 공포는 지금도 회자된다.

시즌1과 시즌2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시즌1에서는 돈에 집착하며 게임에 부나방처럼 뛰어들었던 기훈(이정재)이 우승을 차지한 후에는 함께 게임에 참여했던 이들의 죽음 앞에 괴로워한다. 이후 각성한 기훈은 시즌2에서 이 게임의 운영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이를 위해 기훈은 다시 게임에 뛰어든다.

기훈은 이미 게임을 경험해본 터라 이길 수 있는 노하우를 알고 있다. 여기서 새로운 재미가 부각된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새로운 게임장에 던져지는 순간부터 기훈은 남들과 똑같은 처지다. 실제로 달고나 게임이 아닌 5인6각 게임이 제시되자 기훈은 당황한다.

게다가 패배가 곧 죽음을 의미한다는 건 시즌1을 통해 학습됐다. 이 대전제를 바꿀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오징어 게임’이 빨간불을 켰다"면서 "이 게임이 돌아오면서 새로운 반전이 가미된 피 튀기는 광경이 반복되지만, 똑같은 역학 구도 안에서 기쁨보다 고통이 훨씬 더 많다"고 평한 이유다.

사진=넷플릭스

이런 반복식 연출에서 오는 식상함을 극복하기 위해 황동혁 감독은 캐릭터를 강화했다. 각자에게 강한 서사를 부여하고 유명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했다. 그래서 그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똑똑한 시청자들은 안다. 유명한 배우일수록 늦게 죽는다는 것을. 무명 배우들이 많이 참여한 팀이 게임에서 패배하고, 먼저 죽음을 맞게 될 것이라 공식은 피해갈 수 없다. 결국은 패턴대로 흘러가고, 그 흐름을 읽은 시청자들은 "1편만 못하다"는 반응을 내놓게 된다.

#왜 굳이 시즌2, 3로 나눴나?

"수익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해 이야기를 반으로 쪼개는 것은 할리우드의 나쁜 습관 중 하나다. ‘오징어 게임’은 원래 하나의 완벽한 이야기였지만,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수익성 높은 시리즈가 되면서 창의적인 측면에서는 곤경에 처하게 됐다. 시즌2는 너무 많은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극도로 고통스럽게 질질 끈다. 시즌3는 더 나아져야 한다."

영국 가디언은 이같은 리뷰를 내놨다. 이 부분은 뼈아프다. 시즌2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가장 큰 요인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넷플릭스

시즌1은 9부작으로 완결된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그만큼 몰입도가 높았고 여운도 길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 전화통화를 나누는 기훈의 모습을 보며 대중은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시즌2, 3가 동시에 제작된다고 할 때부터 이 시리즈의 팬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시즌2가 완결된 구조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MZ세대들의 주요 시청 행태 중 하나는 ‘몰아보기’다. 결말을 모른 채 중간에 이야기가 끊기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래서 매주 띠편성되는 TV드라마는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그런데 ‘오겜2’는 스스로 그 길로 걸어 들어갔다. 벌써부터 "시즌3까지 나온 후 보겠다"는 댓글 반응이 나온다.

더 중요한 것은 시즌2 자체의 완성도다. 시즌2의 이야기가 풍부해 지루할 틈이 없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미국 USA투데이는 "‘오겜2’는 충격적이기보다는 실망스럽다"면서 "후반부는 일반적인 액션 장면에 머물고, 어떤 종류의 결말도 제공하지 않는다. 황 감독이 시즌2와 3을 하나의 이야기로 쓰고 이것을 그냥 중간에 잘라내 넷플릭스에서 한 시즌을 더 연장하게 만든 것 같은 뚜렷한 인상을 준다"고 일침을 놓았다.

‘오징어 게임’은 애초에 시리즈물을 염두에 둔 작품은 아니다. 시즌1이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며 자연스럽게 시즌2 제작으로 이어졌다. 시즌제 드라마가 되려면 각각의 결말과 완성도를 기해야 한다. 하지만 시즌2는 ‘허리’에서 잘라낸 듯하다. 그러니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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