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인, 더 잘 될 가능성

한수진 ize 기자
2025.02.14 15:19
송가인 / 사진=가인달엔터테인먼트, 제이지스타

가수 송가인이 지난 11일 정규 4집 ‘가인;달’을 내놓았다. 이 앨범은 발매 이틀 만(13일 기준)에 1만 8,636장의 판매고를 올려 여자 트로트 가수 초동 판매량 신기록을 세웠다. 초동은 발매 후 일주일 동안의 판매량을 일컫지만, 송가인은 발매 이틀 만에 전임자의 초동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송가인 이전에 여자 트로트 가수 초동 판매량 신기록을 세운 건 9000 여장을 판 양지은(정규 1집 ‘소풍’)이었다. 송가인은 신기록을 세우고도 계속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3일 차인 현재는 2만 장 넘게 팔았다.

적어도 여자 트로트 신에서 송가인의 적수는 없다. 아이돌과 남자 트로트 팬덤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그럼에도 그들만의 리그에서 송가인은 확실한 승자다. 푸근한 이미지로 대중의 미더움까지 받고 있으니 입지가 더욱 단단하다.

송가인이 TV조선 ‘미스트롯’(2019)에서 우승한 지도 7년이 됐다. 당시 송가인은 오디션 스타였고, ‘미스트롯’은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무심한 세월과 함께 ‘미스트롯’의 후광은 걷힌 지 오래고, 그와 함께 출연했던 다른 참가자들은 이제 소식을 듣기가 힘들다. 송가인의 오늘날을 ‘미스트롯’ 후광으로만 봐선 안 된다는 이야기다.

송가인 / 사진=가인달엔터테인먼트, 제이지스타

본래 국악을 전공했던 송가인은 한 서린 목소리에, 특유의 흥을 실어 깊이 있는 맛을 낸다. 송가인은 어떤 주제든 목소리의 힘으로 한과 흥을 능숙하게 다루며 자신의 노래를 청자로부터 즐기면서 듣게 한다. 특히 송가인은 가슴이 미어지도록 서글프게 노래하다가도 언제든 그가 원하는 때에 “송가인이어라”라고 정겨운 인사를 건네는 유려함도 갖췄다.

“처음으로 직접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는 만듦새 좋은 ‘가인;달’은 송가인의 더 큰 미래를 내다보게 만든다. ‘가인;달’의 더블 타이틀 곡 중 하나인 ‘눈물이 난다’가 심수봉이 처음으로 후배에게 선물한 노래라는 사실 말고도, 이 앨범에는 놀랄 지점이 많다. 노래마다 정통 트로트의 정수를 담아내면서도, 대중적 감성을 어루만진다. 특히 젊은 세대라면 트로트를 듣다가 가슴이 먹먹해지는 생경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산들산들한 멜로디의 1번 트랙 ‘평생’으로 기분 좋게 앨범의 포문을 여는 송가인은 더블 타이틀 곡인 2번 트랙 ‘아사달’과 3번 트랙 ‘눈물이 난다’로 180도 분위기를 바꾼다. 온갖 처절한 감정으로 듣는 이를 눈물 짓게 하고, 귀 기울이게 한다. 감성과 테크닉 모두를 완벽하게 갖춘 가창은 기가 막힌다. 송가인은 정통 트로트의 애절한 감성과 구수한 창법을 유지하면서도, 세련된 편곡과 국악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한국적인 정서를 극대화한다. 단순한 가락 이상의 강렬한 호소력이 노래를 계속 반복해서 찾아 듣게 만든다. 이것이 연령을 초월해 폭넓은 공감을 끌어내는 송가인의 특별함이다.

송가인의 지금 인기는 그만의 정체성과 실력, 그리고 친화적인 대중과의 소통에서 비롯된 장기적인 흐름이다. 이번 앨범으로도 트로트의 전통을 더욱 깊이 있게 이어가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는 모습에서 앞으로 행보를 더 주목하게 한다. 신보 판매량 2만 장은 겨우가 아닌, 그가 새로 썼고 계속해서 몸집 불려 경신해 갈 유의미한 날갯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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