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 3', 과연 이 롤러코스터의 끝은 어디? [드라마 쪼개보기]

신윤재(칼럼니스트) 기자
2025.11.27 09:32

슈퍼 IP의 힘...왜 우리는 시즌제 드라마에 열광하나

사진제공=SBS

지금 한국 드라마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시즌제’ 드라마.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서 쭉 달리면 될 것 같지만 생각보다 그 지속 요건이 쉽지 않다. 시즌제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은, 필수적으로 세 개가 있다.

첫 번째 매력적인 캐릭터다. 사실상 시즌제 드라마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누가 어떤 상황에 놓여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는 캐릭터의 설정이 어떻게 됐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거기다 이 인물이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자주 해주면 해줄수록 더욱 좋다. 그리고 혼자보다는 무리를 지어, 개인의 매력과 함께 단체의 매력도 보이면 좋다.

두 번째는 탄탄한 세계관이다. 이는 굳이 작품이 판타지나 시대물이어도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 인물이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인 이유가 있다면 더욱 좋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제약이 많은 시대 또는 시대가 만들어놓은 시련을 뚫고 가는 이야기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세 번째는 무엇보다 현실적인 이유. 제작진과 출연자들의 의지다. 아무리 인기가 있고, 제작진과 출연자들과의 호흡이 좋더라도 정작 이들이 시리즈의 계속을 원하지 않거나, 아니면 시리즈 이후 더욱 매력적인 제안이 들어와 시리즈를 끌고 갈 시간이나 의지가 없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시리즈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원인이다.

사진제공=SBS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는 이러한 요건을 갖추는 몇 되지 않은 작품이다. 게다가 이들의 활약을 기다리는 팬들의 충성도 또한 높다. 2021년 첫 운행을 시작했던 ‘5283’이 세 번째 운행을 시작했다. 2023년 2편에 이어 다시 격년제로 돌아온 ‘모범택시 3’는 운전사 김도기 역 이제훈을 비롯해 김의성, 표예진, 장혁진, 배유람 등 ‘무지개 운수’ 멤버들이 온전히 돌아와 팬들의 들뜨게 하고 있다.

‘모범택시’ 세 번째 시즌은 지난 21일부터 첫 방송 됐다. 처음 뚜껑을 연 ‘모범택시 3’는 ‘모범택시’ 시리즈의 시그니처, 극의 장점을 모두 포함한 상태에서 더 먼 미래를 그려보고 있었다. 이 미래의 끝에는 시리즈의 향방도 포함돼 있어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이 더 쫄깃할 듯하다.

‘모범택시’ 시리즈는 동명의 웹툰 시리즈로 까를로스, 크크재진 작가가 참여한 작품이 원작이다. 전화 한 통으로 억울한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 이를 해결해주는 ‘사적 복수 집단’ 무지개 운수가 배경이 된다. 이 중심에는 신화적인 활약상을 벌이는 ‘이 시대의 영웅’ 김도기(이제훈)가 중심에 있는데. 드라마는 매번 사건 해결 과정에서 그에 걸맞은 부캐릭터로 변주되는 김도기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이렇게 구축된 주인공의 캐릭터에 각각 미스터리한 과거가 있지만, 각자의 캐릭터를 가진 대표 장성철(김의성), 재간둥이 해커 안고은(표예진), 그리고 기술자인 엔지니어 최주임(장혁진), 박주임(배유람)이 풍부함을 더한다.

사진제공=SBS

여기에 에피소드마다 다른 범죄양상에 다른 빌런이 숨어있다. 1편부터 등장한 림복자(심소영), 2편의 박민건(박호산) 등의 캐릭터는 따로 팬덤이 생길 정도로 흡인력이 있었다. ‘모범택시’가 시즌제가 쉬운 이유는 이렇게 상황에 따라 다른 사건에 주인공을 끼워 넣고, 위력 있는 빌런을 세울 수 있는 제작진의 역량에 있었다.

그리고 이 에피소드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당대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거나 분노를 일으켰던 실제 사건들을 떠올리게 한다. 염전노예 사건을 비롯해, 고교 학교폭력, ‘n번방’으로 대표되는 불법 동영상 유포 사건 그리고 사이비 종교, 노인 대상 사기, 중국 조선족 관련 범죄, 버닝썬 사건 등 현시대 사회의 어두움에 기생하는 많은 사건들이 소환돼 몰입도를 높였다.

시즌 3의 첫 번째 에피소드 역시 그러했다. 미성년자 대상 불법도박 및 불법대출 등 당대의 골칫거리를 배경으로 캄보디아 원정 보이스피싱 조직을 연상하게 하는 일본 조직폭력배가 등장했다. 물론 김도기 역 이제훈은 ‘풍운아’를 콘셉트로 빼어난 일어 실력과 함께 액션을 선보이는 부캐릭터로 활약했다. 항상 해외 로케이션을 선두에 내는 것은 ‘모범택시’의 시그니처이자 초반의 장점으로 통하게 됐다.

사진제공=SBS

이번 시즌은 또한 ‘시즌의 마지막’이라는 알 수 없는 미래가 더해져 실제로도 긴장감을 더한다. 홍보과정을 통해 ‘최종장’이라는 단어가 나왔고, 티저 예고편에서는 ‘무지개 운수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라는 문구도 등장해 과연 시리즈가 여기서 마무리될 것인가 하는 의문점을 갖게 했다. 연출을 맡은 강보승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나중에는 ‘모범택시 3’라는 표기에서 ‘3’이 사라진다”는 알 수 없는 힌트를 남겨놔 애청자들의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이미 ‘모범택시’는 첫 편부터 화제성을 모았으며, 2편에서는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메가히트 IP(지식재산권)’로서의 기반을 닦았다. 이제훈 역시 이 작품을 통해 SBS 연기대상도 수상해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는 시리즈로서의 위상을 닦았다. 이러한 틀은 TV에서뿐 아니라 기존 웹툰과 극장판 영화, 게임, 소설, 뮤지컬 등 다양한 IP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제작진은 이런 부분에 대한 계속된 실험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하다.

사진제공=SBS

결국 OTT 플랫폼의 발전으로 인해 긴 연속극보다는 하나의 작품으로서 완결성을 가지는 시즌제가 더욱 주목받는 요즘이다. 지상파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SBS는 ‘낭만닥터 김사부’나 ‘열혈사제’ 등의 시리즈 IP를 확보하고 팬층을 더 깊고 넓게 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모범택시’ 시리즈의 행보는 이러한 SBS의, 지상파의 흐름에 첨단에 설 것 같다.

과연 ‘마지막’을 예고한 ‘모범택시’의 운행은 어떻게 될까. 물론 첫 회가 시작했지만, 자연스럽게 시즌의 마지막을 흥미진진하게 기다리는 것도 이 시리즈를 보는 재미가 될 것 같다. 물론 그 사이에 김도기의 다채로운 부캐릭터와 무지개 운수의 호흡 그리고 각 에피소드 빌런들에 이 빌런들을 연기할 놀라운 얼굴을 기대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모범택시’는 5년의 세월 동안 TV 드라마가 줄 수 있는 가장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마치 ‘놀이동산’ 같은 작품이다. 이번 시즌 출발도 충분히 흥미진진하다. 이 롤러코스터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는 그 길을 걸어가는 시청자들은 어드벤처물의 주인공처럼 설레고 있다.

신윤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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