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신에서 TWS(투어스)가 그려온 궤적은 가장 정직하고 뚝심 있는 '계단식 성장'의 표본이다. 데뷔곡의 메가 히트라는 거대한 왕관의 무게에 짓눌리는 대신 이들은 자신들의 고유 장르인 '보이후드 팝(Boyhood Pop)'의 외연을 차근차근 넓히는 정공법을 택했다. 서툰 스무 살의 떨림을 거쳐, 전작 'play hard'(플레이 하드)에서 열정의 엔진을 과열(OVERDRIVE)시켰던 여섯 소년은 이제 사랑과 운명 앞에 주체적으로 돌진하는 '청춘 로미오'가 되어 돌아왔다.
지난 27일 발매된 TWS의 미니 5집 'NO TRAGEDY(노 트래저디)'는 앨범명 그대로 '비극 없는' 찬란한 해피 엔딩 스토리다. 앨범 발매 전 이미 116만 장의 선주문량을 기록하며 팀의 첫 '밀리언셀러' 달성을 확정 지은 이 비약적인 수치는, 이들이 꾸준히 다져온 내실이 마침내 확신으로 변모했음을 방증한다.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핵심 서사는 고전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변주다. 원작 서문에 등장하는 '별이 갈라놓은 비운의 연인(star-cross'd lovers)'이라는 수식어는 TWS의 세계관 안에서 '별을 부수고 나아가는 연인(star crushing lovers)'으로 전복된다. 비극적 운명을 드리우는 가상의 별에 좌절하는 대신 이를 시원하게 깨부수고 사랑을 쟁취하겠다는 이들의 태도는 한층 단단해진 팀의 현재 기세와도 절묘하게 맞물린다.
타이틀곡 '널 따라가 (You, You)'는 이러한 TWS표 '직진 로맨스'의 정점이다. 사랑에 푹 빠진 마음을 숨김없이 고백하는 이 청량 로맨스송은 이전의 에너제틱한 곡들과 비교해 한층 여유롭고 세련된 무드를 풍긴다. 알앤비 감성이 녹아든 하우스 사운드와 그루비한 베이스라인 위로 "달이 켜져 우리 둘만 비춰 / 코끝에 가까워진 네 향기"라는 로맨틱한 도입부가 흐른다. 이어 "널 놓치는 건 not in my plans / 이미 우린 돌이킬 수 없어"라며 운명에 굴하지 않겠다는 단단한 의지를 드러낸다. 전작의 벅찬 활기참을 유려하게 절제한 자리에 성숙한 세련미를 채워 넣은 영리한 진화다.
특히 퍼포먼스와 챌린지의 흐름은 이 앨범의 가장 강력한 대중적 무기다. 전작 타이틀곡 'OVERDRIVE'(오버드라이브)에서 짧고 강렬한 '앙탈 챌린지'로 숏폼 플랫폼을 강타하며 장기 역주행의 신화를 썼던 TWS는, 이번 신곡에서 이른바 '따룸 챌린지'로 새로운 트렌드 탄생을 정조준한다. "Dda-rum Dda-rum"이 반복되는 훅 구간에서 어깨와 발을 흔드는 리드미컬한 포인트 안무는 사랑 앞에 한층 여유로워진 소년들의 태도를 재치 있게 녹여내며 강한 중독성을 자아낸다.
앨범의 수록곡들 역시 '보이후드 팝'의 새로운 챕터를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우스 비트의 활기찬 선언 '너의 모든 가능성이 되어 줄게'를 시작으로, 붐뱁 힙합에 펑크 록을 과감하게 결합해 와일드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Get It Now'(겟 잇 나우), 몽환적이고 웅장한 사운드의 'Back To Strangers'(백 투 스트레인저스) 등 다채로운 장르 스펙트럼이 앨범을 꽉 채운다. 무엇보다 도훈, 영재, 한진, 지훈 등 네 명의 멤버가 수록곡 작사에 대거 참여해 자신들의 서사에 직접 진정성을 불어넣었다는 점은 데뷔 3년 차 아이돌로서 가장 유의미한 성장 지표다.
"가장 벅찬 단어로 / 다시 설명한다면 너였어 모든 게"라는 타이틀곡의 가사처럼, 스스로 한계를 기분 좋게 뛰어넘고 있는 TWS의 질주는 이제 막 가장 벅찬 하이라이트 구간에 진입했다. 수동적인 비운의 주인공이기를 거부하고 기꺼이 별의 파편을 밟고 선 여섯 소년 앞엔, 이미 그들이 선언한 확신의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스타디움 입성을 꿈꾼다는 이 당돌한 청춘 로미오들의 다음 챕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