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페이스 오프' 도주극 전말...치밀했던 47억 횡령범 [종합]

이경호 ize 기자
2026.06.26 08:29
SBS '꼬꼬무'는 2013년 예비신랑 김 씨가 회사 자금 47억 원을 횡령하고 성형수술로 얼굴을 바꾼 채 도주했던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김 씨는 강남 일대 은행에서 33억 6천만 원을 인출한 뒤 은신처에 CCTV를 설치해 수사팀을 역감시하며 도주극을 벌였다. 경찰과 방송사의 공조 끝에 도주 48일 만에 목포에서 검거되었으며, 인출액의 약 90%에 달하는 현금이 회수되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사진제공=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페이스 오프 도주극'의 전말인 47억 횡령 사건의 실체를 전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추적자 vs 도망자-두 얼굴의 남자'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보이넥스트도어 명재현, 가수 이예지, 이민우가 리스너로 출연했다.

이번 '꼬꼬무'에서 다룬 사건은 2013년 예비신랑이 웨딩촬영을 앞두고 사라지면서 시작됐다.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진 30대 중반의 예비신랑 김 씨(가명)는 다니던 회사에서도 증발된 상태였다.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오후에 출근하겠다는 문자를 남긴 후부터 나타나지 않은 것. 또한 그가 사라졌을 땐 이미 회사 자금을 자신의 통장으로 6차례에 걸쳐 총 47억 원을 이체한 상태였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이틀에 걸쳐 강남 일대 은행 17곳을 돌며 현금을 인출했고, 지급 정지된 금액을 제외하고도 33억 6천만 원을 손에 쥐었다. 이는 5만 원권 672묶음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사진제공=SBS

이후 수사 과정에서는 김 씨가 입사할 때 제출한 대학 졸업증명서도 위조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회사는 경찰에 신고하는 동시에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에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사건을 접한 윤영휘 PD는 즉각 취재에 나섰다. 또한 회사는 범인 검거를 위해 현상금 1억 원을 내걸었다. 이렇게 경찰과 방송, 회사가 공조하는 대대적인 추적이 시작됐다.

형사들은 공중전화 기록과 CCTV를 통해 김 씨의 행적을 쫓았다. 그러면서 조력자 정 씨(가명)와의 연결고리를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정 씨의 통신 내역에서 광주의 성형외과와 통화한 흔적이 발견됐다.

이어 드러난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김 씨가 눈매 교정, 앞 트임, 코 수술 등 성형 수술을 통해 완전히 다른 얼굴로 변신한 상태였던 것.

형사들은 정 씨 통화내역의 배달 기록을 추적했다. 그리고 광주의 한 원룸을 은신처로 특정했다. 며칠 간의 잠복 끝에 정 씨를 체포한 후, 그곳을 급습했지만 김 씨는 이미 자취를 감춘 후였다.

알고 보니 김 씨는 은신처에 360도 회전이 가능한 고화질 CCTV를 설치해 수사팀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역감시하고 있었던 것.

수사팀은 김 씨가 고향으로 향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윤영휘 PD 역시 현지 취재를 통해 김 씨가 종이박스를 들고 고향을 오갔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그리고 거액의 현금이 숨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후 경찰은 친척 명의로 도시가스가 설치된 목포의 한 빌라를 마지막 은신처로 특정했다. 그리고 도주 48일째 새벽, 김 씨가 드디어 검거됐다.

검거 당시 김 씨 은신처에서는 10억 원의 현금이 발견됐다. 또 김 씨의 자백으로 추가 16억 원이 회수됐다. 전체 인출액의 약 90%를 되찾은 셈이었다.

회사가 내걸었던 현상금 1억 원의 수령 대상자였던 윤영휘 PD는 "저는 방송 목적으로 취재하는 과정에서 피해 회사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며 "돈은 삶에서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정정당당하게 받고 싶다. 그 돈을 안 받았을 때 기분이 참 좋고 되게 뿌듯했다"고 말했다. 윤 PD는 돈보다 원칙을 선택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 씨는 도피 기간 동안 지출 내역을 상세히 기록한 이유에 대해 "평생 쓸 돈이니까 아껴 쓰려고 했다"고 밝혀 씁쓸함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꼬꼬무'의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2.7%를 기록했다. 직전 방송분(6월 18일) 시청률 2.6%보다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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