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를 인생 역전의 발판으로 삼아 거침없이 질주하는 한 청년의 야망을 그린 대담하고 역동적인 영화 '마티 슈프림'이 지난 1일 국내 극장가에 상륙했다. 할리우드에서 독보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주목받는 조시 사프디 감독과 금세기 최고의 열연이라는 찬사를 끌어낸 티모시 샬라메의 만남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작품이다.
2일 오전 진행한 '마티 슈프림' 화상 간담회에서 조시 사프디 감독은 주연 티모시 샬라메와의 작업 소감부터 캐릭터의 탄생 비화, 그리고 영화가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조시 사프디 감독은 마티 마우저로 완벽히 분한 티모시 샬라메에 대해 "그에게 가장 크게 느낀 매력은 강렬함이다. 특유의 보이시함과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 같은 시선이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게 다가왔다"고 찬사를 보냈다.
특히 연기를 향한 티모시 샬라메의 철저한 준비성과 집요함을 극찬했다. 조시 사프디 감독은 "티모시 샬라메는 작업 방식이 굉장히 구체적이라 소통을 많이 했다. 뒤죽박죽인 내 머릿속을 연출 노트로 정리해 주면 곧바로 적용하려 노력했고, 책을 읽어오라거나 탁구 연습을 지시하면 무서운 열성으로 임했다"며 "초반에는 그 철저함에 맞춰주다 나중에는 도저히 안 되겠어서 '그냥 내 방식대로 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라며 티모시 샬라메와의 작업 비하인드를 밝혔다.
영화의 주인공 마티 마우저는 1950년대 미국 탁구 선수 마티 라이스먼에게서 영감받았지만 실존 인물의 서사와는 궤를 달리하는 허구의 인물이다.
조시 사프디 감독은 "마티 라이스먼의 전기를 통해 탁구의 세계에 깊이 빠져든 것은 맞지만 캐릭터 자체는 허구다. 마티라는 이름이 좋아 사용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마티 마우저는 무한함과 위대함을 향해 끝없이 달려가는 인물이다. 신이 자신에게 재능을 준 이유가 있다고 굳게 믿으며, 남들이 뭐라 하건 상관하지 않고 폭주 기관차처럼 나아간다"고 설명했다.
극 중 마티 마우저는 성공과 탁구 대회를 위해서라면 도박, 사기, 절도까지 서슴지 않고 끊임없이 거짓말을 일삼는 결함투성이의 인물이다. 149분의 러닝타임 내내 이렇듯 오만한 불호감 인물의 폭주를 지켜보면서도 관객이 그에게 빠져들게 되는 비결은 조시 사프디 감독 특유의 연출 철학에 있다.
조시 사프디 감독은 "나는 각본을 쓸 때 항상 편견 없이 인물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한다"며 "결함이 많은 사람 안에서도 선한 면을 찾으려 노력하다 보면 애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생각한 마티 마우저에 티모시 샬라메 본연의 부드러움과 순수함이 더해져 관객이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인물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조시 사프디 감독은 관객들이 극장을 나서며 해피엔딩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 보길 바랐다. 그는 "엔딩이 조금 복잡하고 쌉쌀한 멜랑콜리한 맛이 난다. 그가 좇던 꿈은 끝나고 또 다른 꿈이 탄생하며 어찌 보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운명을 거스르며 도망친 시간들도 결국 좋은 것이었고, 꿈이 헛되다 해도 다 꾸고 나서야 깨닫는 것들이 있다. 꿈꾸는 것만이 삶이라고 생각한다.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이 이 영화의 끝이 과연 해피엔딩인지, 그리고 진정한 해피엔딩이란 무엇인지 고민해 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티 슈프림'은 조시 사프디 감독이 단독으로 연출한 작품으로, 촬영감독 다리우스 콘지, 미술감독 잭 피스크 등 할리우드 최정상 베테랑 제작진이 합류해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기네스 팰트로, 오데사 아지언 등 화려한 캐스팅이 극을 탄탄하게 채운다.
A24가 제작비 7000만 달러를 투입한 이 작품은 현재 1억 9000만 달러(한화 약 2,954억 3,100만 원) 이상의 글로벌 수익을 기록하며 A24 역대 최고 스코어를 넘어 흥행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