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프'가 주연 배우의 사생활 의혹과 엇갈린 평가, 외화 대작의 공세에도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프'(감독 나홍진)는 2일 오전 0시께 누적 관객 400만 명을 넘어섰다.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 '군체'(감독 연상호)에 이어 올해 개봉작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됐다.
'호프'는 지난 1일 13만 6,420명을 모았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감독 데스틴 다니엘 크레튼) 개봉 이후 일일 관객 수가 10만 명 아래로 내려갔지만, 토요일을 맞아 나흘 만에 다시 10만 명대를 회복한 뒤 400만 고지를 밟았다.
경쟁작의 등장만이 악재는 아니었다. 주연 황정민을 둘러싼 사생활 의혹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작품에도 불똥이 튀었다. 황정민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게시물 작성자가 스토킹 범죄로 처벌받은 인물이라고 주장했고, 제작사와 배급사도 영화에 대한 의도적인 가해이자 업무 방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의혹 제기자도 황정민 측의 입장에 반박하면서 양측 주장이 맞서고 있다.
작품 자체를 향한 평가도 갈렸다. 나홍진 감독 특유의 방대한 세계관과 장르적 실험, 압도적인 규모와 액션, 배우들의 연기를 높이 평가하는 관객이 있는 반면 일부 CG와 잦은 욕설, 긴 러닝타임, 후반부 서사와 결말에 아쉬움을 표하는 반응도 나왔다.
그럼에도 '호프'의 흥행을 떠받친 힘은 분명한 볼거리와 대체하기 어려운 장르적 개성이다. SF적 상상력과 액션의 박진감, 극한의 긴장 속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유머가 맞물리며 기존 한국 영화와 다른 체험을 제공했다. 한 번의 관람으로 모두 파악하기 어려운 설정과 세계관은 관객들의 해석 공유와 N차 관람으로 이어졌고, 이른바 '홒친자' 관객층까지 형성했다.
실제 '호프'는 개봉 3주차에도 한국 영화 예매율 1위를 지켰다. 1일 좌석 판매율도 44.3%까지 오르며 관객 감소세를 되돌렸다. 대형 경쟁작에 박스오피스 정상은 내줬지만, 작품을 직접 확인하려는 신규 관객과 재관람 수요가 동시에 붙으며 흥행을 유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호프'가 손익분기점으로 추정되는 600만~650만 관객까지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다음 과제로 남았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독주와 신작들의 잇단 개봉에도 관객을 꾸준히 끌어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