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의 귀재' 김지훈이 '지금 불륜`'서 보인 세 가지 얼굴

조성경(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9.08 09:39

김혜수의 연하남편, 조여정의 불륜남', 고딩 아빠 오가며 하드캐리

배우 김지훈은 드라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서 연하남편, 불륜남, 고딩 아빠라는 다채로운 역할을 소화하며 변신의 귀재임을 입증했다. 과거 꽃미남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악의 꽃'을 기점으로 강렬한 캐릭터들을 선보이며 연기력을 인정받아 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김혜수, 조여정과 호흡을 맞추며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인물로 활약했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배우 김지훈은 이제 명실상부 ‘변신의 귀재’다. 최근 종영한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서 확실히 입증됐다.

한때 김지훈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따라붙던 수식어는 ‘꽃미남’이었다. 40대 중반이 된 지금도 그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의 마스크를 보면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젠틀한 매너까지 갖춘 그는 오랫동안 안방극장이 사랑하는 정석적인 남자주인공의 표본이 될 수 있었다.

문제라면 그런 배우는 너무 많다는 것이다. 잘생기고 다정한 남자주인공의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김지훈 역시 한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익숙한 이미지 안에 머물러 있었다.

판을 뒤집은 것은 ‘악의 꽃’(2020)이었다. 이 작품에서 김지훈은 대중에게 모범적인 귀공자 이미지를 완전히 지우고 장발로 변신해 예상치 못한 섬뜩함으로 압도했다. 완벽에 가까운 그의 이목구비는 오히려 악역이 주는 공포를 배가시켰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무엇보다 그 변신을 통해 대중은 새삼 깨달았다. 그동안 꽃미남 마스크에 시선을 빼앗겨 그의 연기력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비로소 배우 김지훈의 진가를 발견한 것이다.

이후 김지훈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2022)과 ‘이재, 곧 죽습니다’(2023) 등을 통해 연달아 강렬한 캐릭터들을 소화하며 자신 안에 잠재돼 있던 폭발력을 꺼내 보였다. 제작진도, 시청자도 그의 독보적인 활약에 환호했다.

하지만 김지훈은 악역으로 얻은 성공에도 머물 생각은 없었다. ‘귀궁’(2025)을 통해 상처와 악귀에 휘말린 왕에서 결국 성군으로 나아가는 복합적인 인물을 보여주며 또 한 번 박수 받았다. ‘다 이루어질지니’(2025)와 ‘친애하는X’(2025) 등에서는 비중은 작아도 임팩트 있는 조연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왔다! 장보리’(2014), ‘도둑놈, 도둑님’(2017) 등으로 ‘주말극의 왕자’에 등극했던 그가 안주하지 않고 변신과 도전을 거듭한 끝에 지금처럼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드는 배우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의 임재홍 역은 김지훈이라는 배우의 현재를 가장 흥미롭게 보여주는 캐릭터가 됐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서 김지훈은 11살 나이 차가 나는 김혜수와 부부 호흡을 맞추면서 때로는 능청스럽고 끼 넘치는 연하남편으로서 매력을 발산했다. 실질적인 가장인 아내 박경희(김혜수)의 비위를 맞추면서도, 차은빈이라는 활동명으로 연예계에서 한창 입지를 다져가는 임재홍의 가벼움과 욕망을 절묘하게 보여줬다.

이웃집 여자 안수정(조여정)과 바람을 피우는 임재홍이 비호감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것 역시 김지훈의 넉살 좋은 연기 덕분이었다. 김지훈은 소위 “하찮다”고 말하는 인간미를 뿜어내며 불륜남의 찌질함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과감한 애정신과 불륜이 탄로 난 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 등으로 긴장감과 웃음을 교차시키며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드라마의 리듬을 쥐락펴락하는 핵심적인 인물이 되어 다시금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사진제공=푸팡플레이

그렇다고 임재홍이 단순히 철없는 연하남으로만 소비된 것도 아니다. 고등학생 딸을 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때면 딸을 위해 뭐든 하고야 마는 부성애가 튀어나왔다.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이 나온 것도 딸을 둘러싼 사건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는 부모의 심경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다채로운 인물인 임재홍을 통해 김지훈은 더 이상 한 가지 이미지로 규정할 수 없는 배우로서 자리매김하게 됐다. 연하남편이자 불륜남이 되고 동시에 딸바보 아빠가 된 그를 ‘변신의 귀재’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한때 ‘꽃미남’이라는 친숙하지만 다소 제한적인 수식어로 규정됐던 김지훈에게서 이제는 매 작품 전혀 다른 얼굴을 기대하게 됐다. 자신의 가능성을 무한 확장하는 배우로 진화하고 있는 김지훈이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변신으로 대중을 놀라게 할지 기대가 커진다.

조성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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