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출시 편스토랑' 가수 심수봉이 10·26 사건 이후 오랫동안 기타를 잡지 못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지난 17일 방송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추석 특집에는 심수봉이 출연해 30년 넘게 살아온 집과 남편을 공개했다. 조카 손주인 가수 손태진과는 음악에 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49년 가수 인생을 돌아봤다.
이날 방송은 닐슨코리아 전국·수도권 모두 평균 3.5%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주보다 상승했다. 전 채널 동시간대와 목요일 예능 시청률 1위에도 올랐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4.6%까지 치솟았다.
심수봉의 집에는 오랜 세월 쌓인 취향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소박하면서도 고풍스러운 가구가 공간을 채웠고, 주방에는 그릇과 찻잔이 가득했다. 수납장을 넘어 식기세척기와 냉장고까지 차지한 식기들이 웃음을 안겼다. 팬들에게 받은 선물도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다.
집 한편에는 수많은 곡을 탄생시킨 30년 넘은 피아노가 자리했다.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 200여 곡에 달하는 심수봉은 피아노를 연주하며 신곡 '품어줄 안아줄'을 들려줬다.
기타에 얽힌 사연도 전했다. 심수봉은 "10.26 사건 이후에 전혀 못 잡고 있다가 최근에 기타를 잡았다"며 "음악 없으면 못 산다. 혼자 곡 작업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음악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10·26 사건은 1979년 10월 26일 서울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대통령경호실장을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연회 자리에 참석했던 심수봉은 현장에서 사건을 목격했다.
방송 최초로 공개된 남편과의 러브스토리도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라디오 DJ와 PD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남편은 당시 심수봉에 대해 "재능 있는 가수인데 당시 정치적인 큰 사건에 휘말려서 묻혀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먼저 마음을 품은 쪽은 심수봉이었다. 그는 "큐피드 화살이 왔다"며 짝사랑하던 남편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 '비나리'를 여덟 번이나 불렀다고 밝혔다. '비나리'에 이어 '백만 송이 장미'에도 두 사람의 마음이 담겼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집을 찾은 손태진과는 곡을 쓰는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손태진이 작사의 어려움을 털어놓자 심수봉은 "많은 고난을 겪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노래에 담아 대중을 위로하는 것이 대중가요라는 생각을 전했다.
심수봉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자신에 이어 음악가의 길을 걷는 손태진과 즉석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아내를 향한 애정을 표현하는 남편과 이모할머니를 다정하게 챙기는 손태진의 모습이 따뜻함을 더했다.